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 Mar 28. 2021

How에 대한 대답

일단 시도하라

You never figure out how to write a novel, you just learn how to write a novel you're on.
당신은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단지 쓰면서 배운다.


 Amy Cuddy의 책 Presence에서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이는 소설을 쓰는 일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작동되는 메커니즘이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풀리지 않는 생각의 미로에 갇힌다. 현실보다 백 배는 더 복잡한 문제들을 머릿속으로 조형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있는 대로 받으면서 정작 실천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나의 경우 졸업작품전이 바로 그 사태였다. 대학에서 3년이 넘게 패션디자인을 배웠지만 옷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막막했고 어떤 옷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신입생 때부터 교수님들과 선배들로부터 졸업작품 준비가 얼마나 힘든지 알음알음 들어오면서 겁을 먹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해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은 졸업작품 준비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상의 두려움은 그동안 마치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부풀려져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정답은 일단 뭐든 하는 것이었다. 아무거나 시도해본 다음에 방법을 찾으면 된다. 막막한 와중에도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글쓰기도 그렇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다음과 같은 패턴을 익히게 된다.

1) 백지 앞에 앉는다

2)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 든다

3) 일단 아무거나 글감을 찾아본다

4) 글감에 따라서 손이 가는 대로 써본다

5) 글 한 편을 완성한다.


 처음에는 막막할지라도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가다 보면 글은 완성되어있다. 아무리 쓸 말이 없는 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앉은자리 어딘가에 써볼 만한 글감이나 주제가 있다. 앞서 졸업작품전도 비슷한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자 문득 3학년 1학기 무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완성했던 과제가 떠올랐다. 나는 그 과제를 꽤나 자랑스러워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나는 바로 그 작품을 찾아보았고, 주제를 새롭게 발전시키면서 원하는 방향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시도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패와 성취의 경험이 있을 때 우리는 발전한다. 실패하더라도 이를 발판 삼아 일어서서 다시 또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보는 것. 어제의 성취감에 도취되거나 하루의 실수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즉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삶은 계속된다.




작가의 이전글 해나가는 일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