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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 Apr 09. 2021

의견의 하나로서의 악플

3편 - 중립적 관점의 확장

※ 해당 글은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 수록된 '글감 노트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법'을 참고한 글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글을 써 보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것을 두고 싫어하는 시각으로 글을 적어보라. 이어서 끝으로, 완전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글을 써 보라.

-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中


#1 악플에 대한 관점 (긍정 편)

#2 악플러의 본질 (부정 편)

#3 의견의 하나로서의 악플 (중립 편)






 배우 윤여정이 문명특급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다.



세상엔 많은 소리가 있어.



 정말로 그렇다. 우리는 평생을 나 하나로 살아가지만,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면 수많은 '나 자신'으로서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나'들은 모두 다 미세하게 다른 생각과 의견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니 윤여정 배우의 말대로, 세상에는 많-은 소리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나 그것이 악플이나 비난하는 말일 때는 더욱이 콧방귀를 뀔만하다. 세상에 많은 소리가 있다면 그 소리들 중 하나가 개소리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툭 까놓고, 내가 의견을 낼 수 있다면 남들도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악플은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치부될 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열 개의 좋은 말 사이에 껴있는 한 개의 악플에 더욱더 큰 관심과 집중을 쏟는다.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결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일 테니. 만약 귀에 꽂혀버린 비난의 말이 계속해서 신경이 쓰인다면, 그 '하나의 의견'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 격하시킬 필요가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악플은 수많은 좋은 말들(또는 중립적인 의견들) 사이에서 눈에 띈다 뿐이지, 사실 그것도 좋은 말들과 같이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다시 인터뷰 영상으로 돌아가 보자. 25년 차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윤여정은 연예계 생활 중에 말도 안 되는 악플이나 비난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고 했다. 가령 비호감 연예인 순위 1위를 한다거나,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너무 말랐다는 이야기를 면전으로 듣는다거나, 목소리가 배우를 하기에는 이렇고 저렇고…. 어떻게든 난도질을 당하니 도마 위의 고기가 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랜 기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혜와 통찰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낸 것처럼 보였다. 윤여정은 그런 비난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비판'으로 돌려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작품 속 캐릭터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 고민했다. 그는 한때 미국에서 사는 세련된 여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는지 종종 젠체한다는 악플을 받아왔다. 그는 그런 의견을 듣고서 기분 나쁘게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서 조금 더 친근한 이미지를 가져다주는 여성 캐릭터를 도맡아 했다. 즉 어떤 말을 듣던, 윤여정 배우는 자신을 끊임없이 조율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가끔은 누가 봐도 남의 기분을 망쳐놓기 위해서 하는 말이 있다. 남을 열등하게 만들어 자신을 상대적인 우월감에 도취시키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이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곧바로 받아들이기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풀이해본다면 그 기분 나쁜 말속에서도 자신이 얻을만한 통찰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부정적인 의견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바꾸어서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그런 의견을 인지하고, 가능하다면 그 속에서 통찰을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이다. 대부분은 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고 떠나지 않는다면 분석해볼 만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말들은 이미 존재하고, 없애버릴 수도 없지만,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은 바꾸어볼 수 있다. 마치 윤여정 배우가 '미국 여자' 캐릭터를 다른 방식으로 확장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그보다도 이미 어떤 특정한 말에 대해 중요성을 둘 필요가 없으니 그저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여유 또한 필요하겠다.




출처/https://youtu.be/csuCT6OtA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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