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작하라

ep 63. 되려 겁먹지 말고 그냥 해!

by 이진

 차츰 내후년 졸업을 위해 졸업작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패션디자인과인 나는 마네킹 세 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입히고 전시하는 것이 졸업 퀘스트다. 미루고 미루던 졸업 대장정의 한 발을 디뎠다. 연습용 천으로 반바지 하나를 만들어놓은 것이 첫 발이었다. 어쨌든 다시 옷을 만들기 시작했고,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왜냐하면 이 퀘스트는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내가 회피하고 도망쳤던 일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험은 종종 있었다. 3학년이 되던 해에 나는 교환학생을 한 번 준비해보려고 아이엘츠 시험을 준비했던 적이 있다. 여름방학이었고,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었던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르기 며칠 전 되려 취소를 했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느껴지는 나의 부족함에 스스로 실망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족해서 공부를 한다는데 무엇이 그토록 문제였는지 들여다보면, 나의 이상과 현실이 너무 크다는 점이 있었다. 이것이 곧 우리가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마치 나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원서로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하는데(그러고 싶은데), 현실의 내 영어실력은 9세용 동화책인 수준이었다. 그 진실을 깨닫고 싶지 않아서 그저 영어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를 위로했던 것이다.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최근에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아이엘츠 시험도 치르고 나니 그때가 문득 떠올랐다. 그냥 그때 조금 더 공부해서 시험을 쳐봤어도 괜찮았을 거라는 심심한 회상이었다.


 가끔 이렇게 나는 출처 없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내가 아직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자꾸 상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의 일에 대한 '추측'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들어진 추측은 최악의 상상을 정말 현실처럼 느끼도록 만들었다.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도 하나의 걸림돌이었다. 이제는 완벽한 하나보다 완성된 세 가지가 더 낫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것만 같다. 지레 겁먹는 습관을 고치려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도해서 완성시키는 것뿐이었다.


 목표와 이상 그대로 뭐든 잘할 수 있게 되면 좋겠지만, 사실 진정한 성취는 해내는 과정 속에 있다. 생각해보면 내일 내가 바로 영어를 한국어처럼 유창하게 구사한다면, 영어가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를 갖고 작은 일이라도 매일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조금씩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가장 멋진 성취이자 기쁨이다. 도약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 함께 보기 좋은 연설

 - https://youtu.be/B9LIYb3BIQ8

[주의] 팩트 폭격에 뼈가 부서질 수 있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 습관을 만드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