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배우는 나의 몸

ep 74. 균형감 찾기

by 이진

 나는 저녁마다 걷기와 달리기를 하는데, 이번 달은 15분씩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여름 즈음엔 운동장을 한 번 나갔다 하면 1시간씩도 달렸다. 그 결과 달린 지 일주일 만에 발과 발목에 무리가 가서 한 달은 전혀 뛸 수가 없었다. 일주일 뛰고 한 달을 내리 쉬다니, 욕심이 낳은 참사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매일 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니 요즘 15분씩 꼬박 하는 달리기가 정말 즐겁게 느껴진다. 오히려 땀을 흘리기 꺼려하는 나에게는 추운 날씨가 운동하기 더 좋다. 뜨거운 숨을 내뱉다가도 차갑고 시원한 공기를 담은 호흡을 한 번 하고 나면 힘들어도 즐겁고, 동시에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돈다.




 달리기를 할 때 나는 항상 몸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다. 빨리 뛰고 싶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때, 조급할 때는 왠지 상체와 팔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 하체는 느릿한데 팔만 빠르게 움직이면 상체의 균형이 깨진다. 그러면 바로 배에 힘을 조금 주고, 등과 배 근육의 균형을 맞춰준다. 앞뒤로 움직이는 주먹 쥔 손은 '앞으로 내민다'는 생각보다는 '뒤로 뻗는다'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 뒷 팔이 약간 당기면서 자세가 바르게 된다. 그러면 대번에 턱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고 상, 하체의 균형이 맞는다.


 달릴 때는 특히나 발 모양이 어떻게 되는지 경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다리와 발바닥에는 반반씩 힘을 분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달리다 보면 어떤 한 다리에 초과된 힘이 가해질 때가 있다. 그러면서 발바닥이 땅에 닿는 모양도 흐트러지고 한쪽 발 또는 발의 한 부분만 엄청난 힘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부상이 생기기 쉽다. 그러니 발바닥을 놓고 봤을 때, 뒤꿈치부터 엄지발가락까지 모든 면이 땅을 지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사실 뛰다 보면 정말 힘들어서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몸의 부분 부분이 모두 느껴진다. 땅에 발이 닿는 모양은 어떤지, 팔이 앞으로 쏠리진 않는지, 머리와 목에 힘이 들어가지는 않는지. 헤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달리는 나는 꼭 '이 곡만 끝나면 다 했다'며 마지막까지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렇게 몸의 균형을 자연스럽게 주시하면서 내리 달리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제자리에 서면, 그제야 주변 세상이 보인다. 찬 바람이 불어도 더 이상 춥지 않은 몸의 열기, 약간의 땀, 그리고 의식적인 호흡이 세상과 나를 연결시킨다.


달린다는 것은 나의 몸을 배우는 일이다. 그것도 정말 쉽고 간단하게. 그다지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나의 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활동이다. 가끔 하는 요가도 그런 점에서 매우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왠지 한 없이 진지해지는 요가와 다르게, 달리기는 조금 더 활동적인 운동으로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어주어서 좋다. 어쩌면 내가 달리기를 정말 사랑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간은 언제나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