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미인: 라벤더 이야기
분위기미인의 분위기는 겉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녀의 내면에서 흘러나옵니다. 이 여자의 일기장을 훔쳐본다는 마음으로 읽으세요.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전에 무엇을 느꼈는지를 따라가세요. 그 생각의 결이 분위기의 뿌리입니다.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분위기가 당신 안에 스며듭니다.
여자의 일은 3개월 동안 남의 인생을 짧고 굵게 대신 사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자서전 대필 작가'라 불렀다. 이번 의뢰인은 긴 세월 비서로 일했다. 오직 한 명의 상사만 모셨다. 그분을 너무 존경해서도 아니었다. 처우가 몹시 좋아서도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자조했다. 아무래도 습관이 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문제는 그분의 보조자로 살아온 시간이 워낙 길어서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일에 장애가 생겼다는 거였다. 업무 중이 아니면 눈물도 마르고 웃음도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Y의 노래를 듣는데 물처럼 맑은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는 거다.
여자는 그 얘기를 주의 깊게 들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압축해서 풀어내는 일을 하다 보니 알게 된 게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끈끈한 관계에서 상처받고 느슨한 관계로 회복하는 패턴을 그린다는 것. 그 현상은 어딘가 슬펐지만 여자에게는 꽤 유용했다. 이번 작업을 밀도 있게 완성하려면 Y의 감성을 이해해야 했다. 때마침 Y의 북토크 소식이 들렸다. 평일 저녁, 광화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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