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이 목 안에서 멈춘 당신에게

분위기미인 6 유형 中 '백합'으로 살아가기

by 이지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매일 아침 사과 깎는 여자 이야기'를 읽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음에 없는 말은 못 하겠는데, 곁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는 것. 그 둘 사이를 사과 한 조각이 채워준다는 것, 이런저런 스몰토크보다 그 방식이 더 진심일 수 있다는 것에, 저는 무척 동의하거든요.



저는 밤이 되면 휴대폰을 멀리 두는 편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래야 하루가 조용히 끝나는 느낌이 들어서요. 문제는 그러다 보니 단체 채팅방 답장이 늦을 때가 많다는 겁니다.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하면 대화가 이미 한참 흘러가 있고, 저는 그냥 읽고 넘기는 쪽을 택합니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 날 친구가 말했어요.

ㅡ 읽었으면 답장을 해야지. 뭔 생각인지 모르겠어, 진짜.



저는 잠깐 설명하려 했습니다. 밤에는 휴대폰을 멀리 두는 편이라고요. 그런데 그 말을 꺼내는 순간, 괜히 나만 유난스러운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습니다. 말이 목 안에서 멈췄습니다. 솔직히 가끔은 모르겠습니다. 이게 나다운 방식인 건지, 아니면 그냥 관계를 피하는 건지요?



편지 잘 읽었습니다. 밤이 되면 휴대폰을 멀리 둔다는 독자님을 그려보며, 조용히 부러웠습니다. 하루를 끝내기 위해 세상과 거리를 두는 시간. 저는 그런 리듬을 아직 갖지 못한 사람이라, 그 장면이 유독 선명하게 보였어요.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손쉽게 도파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이 시대에, 기꺼이 그것을 내려두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실은 저 어젯밤에도 끄려던 휴대폰을 한 시간쯤 더 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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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주)지태주 창업 - 2015년 읽으면 살 빠지는 이상한 책 출간 - 2016년 지태주 어플 출시 - 2021 여자가 봐도 예쁜 여자들 출간 -2022 분위기상점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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