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캐나다 이야기
여행책을 쓰다 보면 연관된 책을 자주 만나게 돼요. 예를 들어, 고홈레이크(『이지 캐나다』471p)는 조지수 님의『나스타샤』, 생 느누와 뒤 락 수도원(Abbaye De Saint-Benoît-Du-Lac)(『이지 캐나다』576p)은 루이즈 페니의 소설『아름다운 수수께끼』를 연상케하죠. 지난 번에 저의 책 출간을 알리면서 북미 흑인 역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Underground Railroad)’라는 내용을 소개해드렸어요.
이건 19세기 미국에서 노예들이 캐나다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운 비밀 경로와 안전 가옥 네트워크였어요. 특히 1850년 도망노예법(Fugitive Slave Act) 이후, 북부에서도 노예 사냥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탈출자가 캐나다로 향했죠.
이 가슴 아픈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바로 스토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에요. 책을 읽으며 '엘리자의 탈출 경로'를 따라가 봤는데, 미국-캐나다를 잇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주요 루트와 겹친다는 걸 알게됐어요. 단, 스토 부인이 오하이오 강을 미시시피 강으로 바꾼 점만 빼면요.
제 책이 캐나다에 유학중인 아이들과 가족, 캐나다 워홀러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출간하게되었다고 말씀드렸었죠. 이 글은 그 마음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시게 되면 아이들에게 들려주세요.
<엘리자(Eliza)의 탈출>
셀비 농장: 주인 셀비 부부, 아들 조지, 노예들이 한 가족처럼 생활. 톰 아저씨는 가장 착실하고 듬직한 인물로, 조지도 그를 따름.
위기 발생: 셀비 씨가 사업 실패로 많은 빚을 짐.
거래 조건: 노예상 헤일리가 빚 탕감 조건으로 톰과 해리(엘리자의 5살 아들)를 요구.
도망: 엘리자의 남편 조지 탈출. 같은 날 저녁, 엘리자가 “톰과 해리를 어쩔 수 없이 팔았다”는 주인 부부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어 해리를 데리고 도망.
추격과 탈출: 다음 날 헤일리의 추격. 엘리자가 해리를 안고 미시시피 강의 얼음장을 건너 탈출.
도움의 손길: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버드의 아내가 엘리자 모자를 보호.
도망노예법: 버드 씨가 "도망치는 노예를 도와선 안 된다"는 도망노예법(실제로 1850년 통과됨)이 통과되었음을 아내에게 알림.
안전한 피신처: 버드 씨가 엘리자 모자를 존의 집으로 피신. 추격이 계속되자 존은 이들을 퀘이커 교도 시메온·레이첼 부부에게 맡김.
재회: 시메온의 도움으로 엘리자가 남편 조지 해리스를 극적으로 만남.
추격전: 노예 사냥꾼을 피해 퀘이커 피니어스와 마차로 도망. 노예 사냥꾼 로커 무리와 총격전 발생, 로커 부상, 나머지는 도망.
로커의 회개: 부상당한 로커를 조지와 피니어스가 치료. 깨어난 로커가 도움을 줌.
변장과 탈출: 로커의 조언으로 엘리자와 해리가 변장 후 샌더스키 선창가로 이동, 친절한 부인의 도움으로 배에 탑승.
새로운 삶: 캐나다 도착. 해리는 학교에 다니고, 조지는 기계공으로 취업해 행복한 삶을 삶.
비보: 조지 셀비가 톰의 사망 소식을 편지로 전함.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연결된 실제 이야기 세 가지
� 1. 얼어붙은 강을 건넌 엘리자의 이야기
엘리자가 얼어붙은 미시시피 강을 건너 도망치는 장면은 존 랭킨(John Rankin, 1793.2.4 출생)이 도운 한 탈출자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존 랭킨은 오하이오주 리플리(Ripley)에 살던 장로교 목사이자 노예 폐지 운동가였어요. 그의 집은 켄터키주 맞은편, 오하이오 강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있었는데, 그의 가족은 매일 밤 언덕 위에 등불을 밝혀 탈출한 노예들에게 길을 안내했습니다.
스토 부인은 랭킨 목사와 그의 가족이 도운 수많은 탈출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 장면을 소설에 담았다고 전해집니다.
� 2. 엘리자 가족을 도운 퀘이커 교도들
소설에서 엘리자 가족은 퀘이커 교도의 도움을 받아 캐나다로 탈출합니다. 위험천만한 순간 속에서도 그들은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죠.
퀘이커 교도들은 남녀평등, 아메리카 원주민과의 평화, 노예제 반대, 전쟁 반대를 핵심 교리로 삼았어요.
이들의 역사는 17세기 조지 폭스(George Fox)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1681년 윌리엄 펜(William Penn)이 영국 찰스 2세에게서 북아메리카 일부 땅을 사들여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펜의 숲의 땅’이라는 뜻)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퀘이커 교도들은 침묵 속에서 내면의 빛을 찾는 ‘침묵 예배’를 드리며, 성직자 없이 신앙을 이어가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 3. 샌더스키(Sandusky)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오하이오 주 샌더스키(Sandusky)는 역사적으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주요 거점이었어요.
이곳에서 많은 탈출자들이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 호(Lake Erie)를 배로 건너 캐나다로 탈출하곤 했어요. 조금만 가면 캐나다 최남단인 필리 섬(Pelee Island)에 닿거든요.
자유를 향한 마지막 관문이었던 이곳은, 희망과 간절함이 뒤섞인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톰 아저씨의 삶>
톰의 이송: 노예상 헤일리가 톰을 데려감.
소녀와의 만남: 여객선에서 성경을 읽던 톰이 소녀 에반젤린(에버)을 만남.
구출: 미시시피 강에 빠진 에버를 톰이 구함.
새 주인: 에버가 아버지 오거스틴에게 부탁해 톰을 구입.
에버의 유언: 에버가 노예 해방을 유언으로 남기고 사망.
비극적 전개: 톰의 자유 절차가 진행되기 직전, 오거스틴이 술집 싸움을 말리다 칼에 맞아 사망.
주인의 변화: 에버와 오거스틴이 죽자, 아내 메리가 집과 노예들을 팔고 친정으로 떠남.
새로운 주인: 톰이 잔혹한 농장주 레그리에게 팔림.
탈출: 캐시와 에밀링이 도망.
비극적 최후: 톰이 맞아 죽음에 이름.
회개: 톰을 죽게 만든 노예 감독 큄보와 샘보가 회개함.
마지막 신앙: 죽기 전 톰이 "하느님을 믿으시오"라고 전도한 후 숨을 거둠.
조지 셀비의 방문: 톰을 찾으러 온 조지 셀비가 그의 시신을 확인하고 슬퍼함.
레그리의 조롱과 조지의 분노:
레그리: "하찮은 검둥이 하나 죽은 걸 가지고 왜 그리 소란을 피우시오?"
조지: "이 악당아, 네놈도 사람이냐?" (그리고 주먹 한 방!)
자유 선언: 조지가 켄터키로 돌아와 톰의 아내 클로이에게 소식을 전하고 노예들을 해방.
톰의 미소: 조지의 눈앞에 떠오르는 톰 아저씨의 환한 미소.
캐나다 내 주요 정착지
윈저(Windsor, Ontario): 디트로이트 강을 건너온 탈출자들의 주요 입구. 존 프리먼 월스 역사 유적지 있음.
벅스턴(Elgin Settlement, Buxton): 1849년 윌리엄 킹 목사가 설립한 성공적인 흑인 정착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노예페지론자 엘긴 경(Lord Elgin, 1847-1854 캐나다 총독)의 이야기를 전하는 박물관이 있음.
채텀(Chatham, Ontario): ‘톰 아저씨의 오두막’ 실제 모델인 조시아 헨슨 거주지.
세인트 캐서린(St. Catharines, Ontario): 해리엇 터브먼이 활동하며 탈출자들을 도운 곳.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 Ontario): 탈출자들의 주요 정착지이자 미국과의 연결 지점.
토론토(Toronto, Ontario): 캐나다 흑인 공동체 중심지, 폐지론자 협회 및 흑인 교회 설립.
• 드레스덴(Dresden, Ontario): 조시아 헨슨 거주지, 현재 ‘톰 아저씨의 오두막’ 역사 유적지로 운영.
캐나다 여행 가이드북 『이지 캐나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