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연예인 한 명 입양하시죠!
함께하는 즐거움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우리 아버지는 항상 동물을 집에 두셨다. 그 시절의 우리 집 마당에는 다양한 종류의 개들이 늘 있었고, 허술하게 짜인 나무집에는 토끼가 살기도 했고, 병아리가 성계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움직이는 동물이 무서웠고 친해져 본 적이 없다. 언제였는지, 어디서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갑자기 무섭게 달려드는 오리에게 쫓겼던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도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오리가 쫓아와서 밤새 도망가는 꿈을 꿀 정도로 남들에게는 우스울 수 있는 일이 내 기억에는 큰 사건이었고 여태껏 움직이는 동물을 무서워하는 구실이 되었다.
이직을 하면서 손에 쥔 몇 푼 안 되는 퇴직금을 들고 파리에서 한 달 동안 살아 본 적이 있다. 30년 전, 스물여덟 살, 1994년 여름이었다. 우리나라에 아직은 반려견이 흔하지 않던 그 시절, 파리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반려견들이었다. 한 사람이 네댓 개의 목줄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길바닥에는 개똥이 너무 많아서 조심하며 다녀야 했고, 개똥만 치우러 다니는 작은 청소차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그 모습은 내 눈에 이국적이기도 했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정서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던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도 반려견의 숫자가 엄청 많아졌다. 산책로에서 강아지를 만나는 일은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흔한 일이 되었고, 길에는 아기 유모차보다 강아지 유모차가 더 많이 보일 정도이다.
내 친구나 형제 중에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가 더러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자식보다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좀 더 좋은 사료, 좀 더 비싼 영양제, 더 예쁜 옷을 사주고 싶어 한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미용을 해 주고,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그 아이들 산책은 잊지 않는다. 기르는 정성이 대단해 보인다.
반려동물을 사전적인 의미대로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싶어서 곁에 두는 것 같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조차 충족 안 되는 심리적 공허함을 반려동물을 통해서 채우는 듯하다.
11년 만에 다시 적응하며 살게 된 한국에서의 엄마가 딸들 눈에 심심해 보였는지, 갱년기를 지나면서 우울했던 엄마를 눈치챘는지 주택으로 이사를 가면 강아지를 키워보라고 권했다. 다 커버린 딸들도 아는 것 같다. 자녀에게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많이 없는 엄마의 공허한 심리를 알아챈 것 같다. 하지만 반려견 입양은 여전히 두렵고 자신이 없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의 반려동물을 압양해야할까 말까의 고민이 필요 없게 되었다. '반려연예인'을 입양했기 때문이다.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연예인 등등 '반려'라고만 붙으면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연예인도 심리적인 의지가 되고, 함께 살아갈 짝이 되는 것 같다. '반려'라는 단어가 주는 위로와 안정감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덕통사고'라는 것이 났고, 가수 이찬원의 팬이 되었다. 소위, 덕질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특이한' 그러나 나에게는 '특별한' 경험인 연예인 덕질은 반려동물 기르는 일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예쁘고, 귀엽고 의지가 된다. 가족에게서 받는 위로와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 반려견, 반려묘에게 무엇이든지 좋은 것을 해 주고 싶은 그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고, 반려동물, 반려식물이 주는 기쁨과 같은 질감의 기쁨을 얻는다.
인도에 다시 가서 몇 년을 더 살게 되었다. 인도에 갈 때도 나는 내 반려연예인을 비행기에 태웠다. 따로 복잡한 입국 절차도 필요 없고, 인터넷만 되면 어느 나라, 어느 도시라도 함께 갈 수 있어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르겠다. 참 잘한 입양이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반려연예인 한 명 입양하시죠! 이왕이면 잘 생기고, 재주 많고, 착하고, 귀엽고, 사랑표현도 잘하는, 티브이, 유튜브, 광고, 콘서트, 행사장등 어디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재롱둥이, 효자둥이 이찬원을 적극 추천합니다. 가까이에서 늘 볼 수는 없지만 마음의 반려는 충분히 되실 거예요.
쉿! 자식보다 훨씬 효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