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1일 차, 미움받으면 어떡하지?

극도의 불안 속에서 사는 방법

오늘 첫 출근을 했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 그 안에서 하나도 낯설지 않은 척 한껏 웃어 보이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나는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마음 한편에 공포의 싹을 틔운다.

날 안 좋아하면 어쩌지, 괴롭힘 당하면 어쩌지?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안고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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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엔 그저 잘하고 싶다 보니 불안한 마음뿐이었다면, 괴롭힘을 당한 신입사원 시절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밉보일까 봐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그저 트집을 잡기 위해 당시 팀장은 내가 자기한테 일정 공유도 안 하고 비행기표를 끊었다는 이유로 심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심지어 1개월 전에 휴가 일정을 물어본 것인데도..)

내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이게 이렇게 까지 괴롭힘 당하고 폭언에 폭력을 견뎌야 하는 일인가?' 싶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입이었기에 회사 생활은 원래 그런 것인가 하면서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신입사원 시절을 보낸 이후로는 팀장이나 상사들에게 심기를 거스르면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계속 있었다.

휴가를 한 달 전에 공유하고, 메신저나 메일을 보내기 전에 수십 번을 뜯어고치고, 조금이라도 내가 생각하기에 예의 없는 말을 했다 싶으면 잠에 들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하니 하루하루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때때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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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사정이고, 사회는 나의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다소 정신병에 가까운 공포를 가진 나는 어떻게든 회사 생활에 적응해야만 했다.

이번 회사는 정말로 나쁘지 않았다.

업무가 이전에 했던 일들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인지 별도로 나에게 당장의 일을 주지 않았다.

경력직으로 이직해서는 매일 첫날도 꽉 채워서 일을 하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신입 느낌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방치'가 나에게는 조금씩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같은 팀 팀원분께 '저는 언제쯤 일을 시작하게 될까요?' 하고 질문을 하게 되었다.

팀장님께서 업무를 주실 것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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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요! 축하해요!"

마음 한편에 또다시 자라나는 공포를 애써 외면하며 퇴근하니 남편이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이직 축하 선물이라고 한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아직 하루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 다녔던 회사도 모두 동료분들이랑 여전히 연락을 가끔 주고받을 만큼 좋은 사이로 지냈다.

(물론 집단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과는 연락하지 않지만)

여전히 과거에 얽매어 있으면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지 않다.

여전히 나는 신입사원이었다.

다만, 퇴근하고 같이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조금씩 상처가 옅어지고 마침내는 해내는 나의 모습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래 걸리는 일이고.

나는 회사생활을 오래오래 할 것이기에 처음부터 달릴 필요는 없다.

내일도 천천히 회사분위기를 보고 적응하는데 노력을 다해보자.

조금씩 일상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