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학교의 맛

비트코인 보다 건강코인

by 이준수

신규 선생님들은 돈이 없다. 과거의 나처럼 차는 커녕 월세 내고 데이트 하고 공과금 내다보면 손에 쥐는 건 꼴랑 푼돈이다. 어떻게 집을 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는 걸까, 그것도 둘 씩이나. 그런데 15년차에 접어든 지금 나는 집을 샀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기른다. 그것도 둘 씩이나.


가끔 막막한 얼굴로 후배가 묻는다. 어떻게 스텝을 밟아야 돈이 생길까요.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공무원은 성과제가 아니다. 따박따박 정해진 날짜에 돈이 틀림없이 나오기는 하지만 액수를 늘릴 수는 없다. 호봉제 시스템은 시간을 발판으로 삼아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다. 하루 하루를 건강하게 잘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이상한 결론이지만 건강 관리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정신 건강, 육체 건강 모두가 중요하다. 교사의 평균 연금 수령 연수는 10년이 되지 않는다. 신경을 과다하게 사용해야 하는 직업 특성 상 정신력 소모로 온갖 파생 질환을 앓고 일찍 죽는 것이 보통의 교사 인생이다. 그래서 건강을 자산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건강도 코인이다. 일본어로 하면 겡끼 코인 정도랄까.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짜 자산이다. 건강해야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보다 건강코인에 몰빵해야 한다. 연금 타 먹는 65세까지 살아서 희희낙낙하려면 어떻게든지 근육빨로 버텨야만 옳다.


공무원에게 최고의 투자 전략은 건강관리다. 나는 단정짓듯 겁나 심각한 얼굴로 후배에게 조언한다. 그러나 차가 없어서 매일 걸어다니고, 뛰어다니느라 몹시도 단단한 하체를 지닌 후배는 '말해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하나마나한 얘기를...'하는 눈빛으로 멀어져 간다.


나는 조금 당혹스럽고 서운하고 걱정이 된다. 나 진짜 정말 진심인데. 교사들이여, 건강코인 몰빵합시다. 연금 못 타고 죽는 선생이 부지기수입니다. 스쿼트 몇 개 한다고 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안 하는 것 보다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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