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2일 5교시 국어 '더러운 이야기 상상하여 쓰기'
올해 생존수영 수업 장소는 더티피아였다. 아이들은 실망한 기색이었다. 올해 학교 예산이 부족해서 워터피아에는 갈 수 없게 되었다. 더티피아는 입장권이 매우 저렴한 대신 물이 더러웠다. 수영장 물을 백일마다 한 번씩 교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채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다들 귀마개와 코마개를 챙겨 와라. 귀와 코만 잘 막아도 버틸만하다. 냄새는 금방 익숙해진다."
담임의 지시에 따라 준비물을 잘 챙겨 온 아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윽, 토할 것 같아."
태승이는 입장하자마자 코를 싸 쥐었다. 급한 대로 핫도그 가게에 가서 휴지 몇 쪽을 빌려 콧구멍과 귀를 막았다. 휴지를 구하지 못한 하우는 그대로 구토하고 말았다. 더티피아 사장은 그 광경에 오히려 흡족한 표정이었다.
"다들 겁먹지 말고 입수하라고. 더욱더 수영장 물을 환상적으로 바꾸어 줘."
더티피아 벽면에는 커다란 전광판이 걸려있었다. 오늘은 수영장 물을 교체한 지 73일째. 전광판에는 그간의 오염 진행 상태가 나와있었다.
<묽은 구토(오염 +1), 진득한 구토(오염 +2), 누군가의 똥방귀 뿌웅(오염 + 9), 누군가의 찔끔 오줌(오염 + 10), 어디선가 질질 흐르는 침(오염 + 3), 후드득 떨어진 굵은 방사능비듬(오염 + 7.1)>
아이들은 벌벌 떨었다.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본인 또한 코와 귀를 막았던 담임선생이 나섰다.
"살다 보면 이보다 더러운 강에 빠질 수도 있다. 생존수영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법. 다들 용감하게 입수우우우!"
담임은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킁! 하고 공기를 불어넣어 코마개와 귀마개를 뺐다. 일순간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렇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얼굴에 온 힘을 주었다. 담임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 누런 때가 둥둥 떠 있었다. 더티피아 사장이 특별히 주문한 '33년 간 씻지 않은 남자 99명의 때'였다. 담임은 이번 수영 수업을 위해 수영 센터에 다니며 2개월 간 자유형 특강을 받았다. 뭐라도 보여주어야만 했다.
"으아압!"
혼신의 발놀림과 팔놀림이 이어졌다. 하지만 자유형을 하려면 숨을 쉬어야만 했다. 아직 숨쉬기 기술에 익숙하지 않았던 담임은 숨 쉴 때 물을 함께 먹었다. 33년 간 씻지 않은 남자 99명의 때가 담임의 식도를 타고 흘렀다. 담임은 목구멍이 마비되는 감각을 느끼며 그대로 혼절해 버렸다. 눈동자를 뒤집은채 물 위에 둥둥 떴다.
제자 하우과 태승은 본능적으로 담임을 향해 달려들었다. 제자 된 도리로 담임을 구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던 것이다. 첨벙첨벙! 하지만 커다란 물소리도 곧 그쳤다. 기절한 사람이 셋으로 늘었다. 어린이의 갸륵한 마음도 더티피아의 물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것이다. 친구를 구하러 들어갔던 현유와 은서 또한 물 위에 축 늘어지고 말았다. 피부가 연한 세은이는 다리부터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결국 정광초 생존수영팀은 전원 물 위에서 실신했다.
더티피아 사장은 강철 뜰채로 한 명 한 명 사람을 밖으로 건져냈다. 그리곤 낄낄 웃으며 전광판에 세 줄을 추가해 넣었다.
농축 코딱지 32개(오염 + 32), 심각한 내성발톱(오염 +1), 육 개월 간 치료 안 한 충치 찌꺼기(오염 + 4)
그리곤 약간 못마땅한 듯 말을 내뱉었다.
"흥, 입장료를 조금 더 낮춰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