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콩깍지

17.12.20

by 이준수

왕 콩깍지


더운물을 받아다가

큰놈목욕 시키는데

어떤시선 느껴진다


거실에서 둘째안은

아내눈이 반짝이며

욕실향해 쏠려있다


특별할게 아무것도

없는여길 딸과아내

웃으면서 보고있다


내얼굴에 거품묻어

쳐다보나 만져봐도

특정감촉 전혀없다


자기보고 있는거야


후줄근한 츄리닝에

면티입고 물끼얹는

아저씨를 어여쁘게

바라보는 세상에서

제일로큰 왕콩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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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아내가 제일 좋다.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선택한 것들을 최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내는 나의 개인적인 성격과 별개로 참 멋진 사람이다. 그녀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 가급적 걷고, 전등불을 최소화 하고, 집밥을 해 먹는다. 피아노를 치고, 제라늄과 고무나무를 기르고, 매달 어려운 아이를 위해 기부한다. 양심있는 언론사를 후원하고, 이웃에게 늘 친절하고 다정하다.

나는 아내를 만나 사람 구실을 하고 산다. 그녀를 만나 두 딸을 낳았고, 비로소 삶이 완성되는 기분이 들었다. 아내는 내가 나이 먹고 군대에 갔을 때도 변함없이 나를 응원해 주었고, 소중한 쌈짓돈을 투자실패로 날려 먹었을 때도 이해해 주었다.

나는 정말 복이 많은 놈이다. 갚을 길 없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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