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남

18.05.14

by 이준수

칼퇴남


칼퇴근을 선호한다

언제저녁 언제한잔

술밥자리 잘안간다


이상한말 허세야만

편견무지 듣노라면

어지럽고 피곤하여

녹아내릴 것만같다


편한사람 동석해서

의미있는 이야기가

오고가면 가겠으나


한국남자 집단문화

사회에서 그게쉽나


형님동생 술없으면

자리조차 없지않나


그럴바에 집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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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사인 게 가장 만족스러울 때는 회식 2차에 안 나가도 잘리지 않을 때이다. 심지어 인사고과에도 별 상관이 없어서 우리 반 아이들한테 정성을 쏟고 수업 연구만 잘 하면 된다.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가리는 편이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겠다는 게 아니다. 편안하게 이런 저런 주제로 이야기 나누면 그만인데, 한국의 회식 문화는 여러 주제로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하지 않다. 음주가무와 가십, 스포츠, 험담, 취기가 없으면 안 되지 않은가.


나는 시간이라는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오만원 보다 자유로운 다섯 시간이 열 배는 가치있다. 가족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며 먹는 저녁 식사, 아이들 재우고 읽는 책 한 챕터가 너무 귀중하다.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쓰는 몇 줄의 글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이 한정된 자원을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가치로운 일을 하는데 쓰고 싶다. 회식 1차를 마치고 여덟 시가 조금 안 되어 집에 들어 올 때 딸들이 뛰어와 안기는 기분은 회식 3차까지 가서 코가 비뚤어져라 술을 마신 것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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