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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학교의 맛

등교 개학함, 살아남자

20.06.08

by 이준수


등교 시작. 애들 얼굴을 처음 봄. 이름 외움. 쉬는 시간 5분인데다 중간쉬는 시간 없이 당겨 수업하는 시스템이라 정신없음. 설명충 답게 설명하다 세월 다감. 나중에 칠판에 정리하는데 더워서 숨참. 체육시간 운동장에서 마스크 쓰고 점프 하는데 기절할 뻔함. 그래도 애들 좋아함. 재미있음. 3교시 체온 측정 결과 2명이 37.5도 넘음. 점심 먹고도 기준선을 왔다 갔다함. 심장이 터질 것 같음. 체육하러 운동장에서 줄 세워 교실 가는데 5분 넘게 글림. 에어컨 환기한다고 1/3 창문 열어 놓음. 쉬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정신 챙기고 환기 힘듬. 자가진단 확인하기 시간 없음. 기계적으로 30초 만에 미실시한 분들 복사 붙이기 문자 보냄. 수업하는데 입술 주위에 땀 참. 학교오는 게 재밌고 더 낫다는 애들 많아서 뿌듯함. 밥 먹는데 마스크 벗으니까 교실에서 한 짓이 무슨 소용인가 싶음. 점심 시간 급식 줄 1미터 간격 지키기 거의 불가능함. 좁고 사람 몰림. 초임교사 발령 받을 때처럼 두근거림. 그러나 피곤함. 목, 금은 또 온라인에 다음주는 등교 그 다음주는 온라인이라 오프라인, 온라인 수업 동시 준비하고 방역하는데 분신술 써야 할 판. 일기 길게 못 쓰겠지만 느낌이 너무 강렬해 배설하듯 쏟아내고 휴식 예정. 7월 31일 방학식까지만 무사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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