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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Jun 22. 2018

이제는 떠나야 할 때.

퇴사의 계기

새벽 5시에 기상, 출근 준비를 하고 봉천역에서 첫 차인 5시 40분 지하철을 타고 약 한시간 가량을 달려, 회사가 있는 뚝섬에 도착했다. 회사의 경계를 해제하고, 들어가 컴퓨터를 켠 다음. 클라이언트에게 보내줄 리포트부터 정리해서 보내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게 하루 이틀 처음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생활을 하면 할 수록 몸이 못 버티는 것이 느껴졌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심각한 두통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두통을 없애보기 위해서 신경외과부터 이비인후과 뇌신경과 통증의학과 등 병원을 가리지 않고 다녔다. 두통은 없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해졌다.


이렇게 만신창이로 변해 있는 상황에서 여자친구와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 받는 월급으로 난 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을?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거의 나름 헌신을 해서 일을 해도 이정도밖에 인정을 못받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많았다.

한 번은 두통을 이겨내고 힘들게 업무를 하고 있는데, 대표가 갑자기 당연하다는 듯이 업무를 던져줬다. 내가 여유로워 보인다며 업무를 더 준 것인데, 한편으로는 이해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내 개인적인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첫차를 타고 와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당연하다는 듯이 업무를 주는 것이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다.


뭔가 잘못됐다. 아니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와 면담을 신청했다.


이정도의 업무를 더 주려면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인정해주고 그에 상응하게 연봉을 조금 조정했으면 한다. 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대표는 니가 노력한 것은 알지만, 나는 연봉을 올려줄 수 없다. 힘들다. 라는 답을 해왔다.

앞으로 미래를 생각했을 때, 나는 여기 있는다면, 도저희 내 삶의 발란스, 내 건강,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찾을 수 없다는 결혼을 순간적으로 내리게 됐다.


“대표님 저,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어? 진짜니?”

“네,”

“그래 알겠다. 내가 널 잡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렇게 회사의 퇴사를 다시 준비하게 됐다. 이 때에는 내 경력(?)(첫 회사는 3년이라는...) 보다는 내 삶이 더 중요했고, 내 건강이 우선이었다.

약간은 충동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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