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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행 Jan 23. 2021

모감주나무_자유로운 마음

부처 계곡에 자라난 염주나무 Golden rain Tree

모감주나무

염주나무로 불리는 모감주나무 꽃말은 참다운 자유. 
부처님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을 가르치셨다.


분류

무환자나무목 > 무환자나무과 > 모감주나무속  

꽃색

노란색  

학명

Koelreuteria paniculata Laxmann  

개화기

7월, 6월  

분포지역 

일본; 황해도 및 강원도 이남.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불곡산은 경기도 성남시와 광주시 사이에 위치하고 누비길 제4구간의 주봉이다. 

둘레길 주봉이라고 하지만, 높이는 345m에 불과하여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마실 나가듯 오르내리는 산이다. 

불곡산 유래는 분당신도시 개발 당시 이곳 정자동과 구미동을 감싸는 산에 대한 이름을 조사할 때 이곳 옛 지명인 큰절골과 작은절골 등 곳곳에 절터가 많은 골짜기가 있어서 불곡산이라고 명명했다. 

그래서 한자도 佛谷山이다. 지금도 불곡산 골짜기에는 이름처럼 대광사, 골안사 등의 사찰이 있다. 

그곳 골짜기에서 모감주나무를 보았다.


절골마다 사찰이 들어선 불곡산. 사진은 구미동 소재 대광사


모감주나무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베트남 등지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모감주나무는 한자로 무환자나무를 뜻하는 목환자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도 무환자의 옛말인 모관쥬에서 유래되어 모감주나무라고 이름이 붙었다. 

모감주나무가 불교와 관련이 있는데 이는 모감주나무의 종자로 염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모감주나무를 염주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꽈리 모양의 열매를 가득 품은 모감주나무


불교와 인연이 깊으니 모감주나무의 어원을 불가에서 찾기도 한다. 중국 송나라 묘각 스님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거나 깨달음의 높은 경지인 묘각에서 어원을 착기도 한다. 보살의 높고 오묘한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뜻하는 묘각(妙覺)에 구슬 주(珠)를 붙여 묘각주라고 불리다가 모감주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 다른 어원으로는 염주를 오랫동안 사용하여 닳고 닳았다는 뜻을 한자 그대로 옮겨 모감주(耗減珠)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가을 모감주나무 열매와 잎사귀


모감주나무 씨앗을 금강자(金剛子)라고 하는데 금강경에서 나오는 굳건하고 단단한 지혜를 뜻하는 금강석에 비유했다. 그만큼 종자가 변치 않았으며, 변치 않는 만큼 높은 지혜를 가진 스님들이 모감주나무 종자로 염주를 만들어 지녔다. 


황금비 내리는 나무 golden rain tree


모감주나무의 영어 이름은 Golden rain tree 라 한다. 여름철 노란색 꽃이 피면 마치 황금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꽃나무의 꽃들이 다 질 늦은 여름 모감주나무의 꽃은 하늘로 향해 한껏 피어난다. 7월쯤에나 꽃이 피니 옛 우리 조상들은 모감주나무에서 꽃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농사를 짓던 선조들은 모감주나무나 자귀나무 꽃이 피면 장마에 대비했다. 

       

꽃이 피자 마자 협과처럼 익는 열매는 종이 같다.


황금비가 내리는 나무의 학명은 Koelreuteria paniculata Laxmann.  'Koelreuteria'는 독일의 식물학자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종명인 paniculata는 원뿔 모양이라는 뜻이다. 모감주나무의 황금꽃이 원추꽃차례 모양으로 피어난 것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모감주나무의 새 잎


황금비 내림이 끝난 꽃들은 여기저기에 원뿔을 거꾸로 세운 것 같은, 청사초롱이 연상되는 특별한 모양의 열매가 열린다. 처음에는 초록색이지만 차츰 갈색으로 변하면서 얇은 종이 같은 껍질이 셋으로 길게 갈라진다.  만질수록 반질반질해지므로 염주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모감주나무의 잎은 기수우상복엽이라고 한다.


모감주나무의 크기는 약 7~10m에 달한다. 전체적인 수형은 둥근 지붕처럼 자란다.  

토양에 관계없이 햇빛이 잘 비치면 잘 자란다. 내조성과 내염성, 내건성도 강하고 추위와 공해에도 강하다. 그런데 모감주나무는 세계적으로 희귀종이다. 동아시아에만 분포하고 자생지도 드물어 산림청에서 희귀,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했다.


모감주나무는 키가 7~10미터 정도까지 자란다. 


예로부터도 모감주나무는 귀한 식물이었다. 학식과 덕망을 갖춘 고귀한 신분의 귀족이 죽으면 그 묘지 주위로는 모감주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감주나무가 귀족들의 예물로 주고받았다.

또 만질수록 윤기가 나는 모감주나무의 종자는 고승의 염주 재료로 사용되었다. 


모감주나무의 결매 껍질은 부풀어 있고 안에 검은 종자가 있다.


모감주나무에 대한 이름은 서양에서는 황금비처럼 노란 꽃을 특징으로 하여 붙이거나 아니면 동양에서는 검은 씨앗을 특징으로 하여 붙여졌다. 그런데 정작 모감주나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삼각형으로 꽈리처럼 부푼 열매다. 여름에 만지면 펑하고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꽈리는 가을에는 바삭바삭 건조해져 갈색으로 변하다가 껍질이 얇게 되면서 셋으로 갈라진다. 그 틈으로 검은 씨앗이 보인다. 

참으로 재미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라 계절 따라 보는 재미가 있다.  


열매는 길이 4.5cm로 꽈리처럼 생겼다.


통상 모감주나무 원산지를 중국으로 본다. 모감주나무의 종자가 서해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에 왔고 그래서 완도나 태안 등지의 서해안 해안가에 군락지가 많이 분포해 있다. 다른 씨앗들이 바닷물에 빠지면 물에 퉁퉁 불어 씨앗이 훼손되기 쉬운데 모감주나무의 씨앗은 씨방과 함께 같이 떨어져 물에 뜰 수가 있다. 씨방에 공기방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송편처럼 생긴 갈색 씨방을 타고 검은 종자가 서해바다를 건너는 것이다.


잎은 깃꼴 겹잎으로서 길이가 한 뼘이 훨씬 넘


씨방과 붙은 씨앗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커다란 종자가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는 이유다. 바싹 마른 씨방은 날개가 되어 바람에 회전하면서 씨앗을 최대한 멀리까지 데려다준다. 바람만 잘 타면 150m까지 날아간다고 한다. 


13~15개쯤 달린 작은 잎은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서해바다를 건너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래되었다는 설에 대한 반론도 있다.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영광군에는 특이하게 해안가 완만한 경사지가 아니라 절벽 급경사지에 있다. 바닷물에 밀려왔다면 해안가에 있는 것이 맞지만, 높은 절벽에 있다는 것은 씨앗이 내륙 어딘가에서 날아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광의 대초마을에는 모감주나무 군락지로 인해 7~8월에는 말 그대로 해안가에 황금비가 내린다고 한다. 


안에는 콩알 굵기만 한 윤기가 자르르한 까만 씨앗이 보통 세 개씩 들어 있다.

               

모감주나무는 꽃 피는 기간이 길고 노란 꽃도 아름다워 공원에 많이 심고 있다. 열매를 기억한다면 가을에 알아볼 수 있고, 꽃을 기억한다면 여름에 알아볼 수 있고, 잎을 구분한다면 봄부터 모감주나무를 알 수 있다. 

나무줄기를 알려고 무심히 나무 등걸을 관찰해본다. 사계절 내내 알아볼 수 있으려고. 


모감주나무 줄기와 잎사귀, 열매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는 모감주나무 열매
꽈리처럼 생긴 열매는 10월에 3개로 갈라져 검은 씨가 나온다.
금강자라고 불리는 씨앗이 모감주나무 열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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