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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May 06. 2019

책에서 길을 묻는다

수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위한 책 읽기

  지금 내 또래 직장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내가 아는 내 주위 사람들은 대학원을 많이 선택했다. 석사학위를 따고 그 뒤 박사학위까지 따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승진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나름대로 퇴직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 누구는 조직 내에서 나름 전문가라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남들에게 가방끈을 자랑하기 위해 다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인맥을 쌓기 위해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나름의 이유는 다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취미를 잘 살려 재테크에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을 키운다거나 주말에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분재를 잘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을 통해 부업으로도 활용한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도 그랬다. 그냥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았다. 대학원도 생각을 해보았지만 내가 왜 대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그 이유가 승진을 위한 스펙 쌓기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었다. 하고 싶지 않은 공부 억지로 하면 스트레스받을 게 뻔하다. 2년 동안 잘 다녀서 학위를 딴다고 하더라도 그 2년 동안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다니기 싫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생이라는 길에서 나의 자리가 어디쯤인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어느 쪽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찾기 위해 책을 읽었다. 책 읽기라는 것을 하게 되자 잡다한 생각이 끼어들지 못했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윤영선 등 3명이 쓴 『은퇴자의 공부법』(윤영선, 윤석윤, 최병일 지음, 어른의시간)이라는 책에서 윤영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공의 길과 성장의 길은 다르다. 성공의 길은 오로지 목표와 결과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반면, 성장의 길은 목표가 아닌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내면과 함께하는 여정이다. 성공은 외부 지향적이나 성장은 내면을 지향한다. 나는 지금까지 성공의 길을 향해 줄곧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내려놓으려 한다. 

     

  위 책의 지은이 윤영선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행정학 박사를 땄다. 연구기관 두 곳에서 32년 동안 연구원으로 활동한 뒤 2014. 12. 31. 정년퇴직했다. 지은이는 퇴직 5년을 앞두고서부터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을 실천했다. 퇴직을 앞두고 퇴직 뒤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며 방황을 하였다. 나 같은 일반 직장인이 퇴직을 앞두고 겪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였고,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일 겸 취미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지은이는 퇴직을 앞두고 느끼는 방황을 제2의 사춘기로 표현하며, 이 사춘기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제2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다. 지은이는 책 읽기라는 것을 통해 제2의 인생 방향을 찾았다고 말한다.

     

  나 또한 마흔 중반을 넘어서서 쉰을 바라보는, 자칫하면 10년쯤 뒤 이 조직을 떠나야 하는 이때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황을 하는 가운데 이 책을 만났다. 지은이도 나하고 똑같은 경험을 했고 독서를 통해 그 방법을 찾았다는 것에서 나도 희망을 보았고, 나는 지은이보다 더 젊은 나이에 이러한 물음을 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희망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은이의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퇴직을 앞둔 때부터 퇴직 뒤까지 지은이의 삶이 그대로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 시간 흐름이 앞으로 내 시간 흐름과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도 지은이처럼 남은 인생은 남들이 알아주는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우물 밖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남은 인생의 길을 선택할 수는 없는 법이다. 바깥에 있는 세상을 먼저 살펴보고 그곳에서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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