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제일 힘들다

일이 많은 건 견뎌도 사람은 견디기 어렵다

by leeks

그리고 어느덧 세월이 다시금 한참 흘렀다. 이번에는 사람이었다. 직장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일이 힘든 건 견뎌도 사람이 힘든 건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자면 1년간 엄청난 고통의 세월이었다. 한 번 들이받고 사표 쓸까 하는 생각까지 해보지 않은 생각이 없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1년이었다. 아내가 오죽하면 승진 포기하라고 했을까.

그러나 그 사람으로 인해 좋은 점도 있었다. 우리 사무실 동료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주었다. 한 명으로 인해 나머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었다. 저녁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는 술안주가 되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시간이 흘러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그냥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구태여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 1년은 내 인생에서 단지 한 쪽 정도의 사건일 뿐이다. 나에게 이 1년이란 세월 동안 일어났던 일들은 이제는 그냥 바람에 날려간 시간일 뿐이다. 비록 그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떤 사람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그 정도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면 그게 직장 생활하는 거냐?” 참 모질면서 무책임한 말이다. 속으로 생각했다. “너도 한 번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 봐라.”

남 일에 대해 함부로 떠들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배운 시간이기도 하다. 레프 톨스토이는 “혀끝까지 나온 나쁜 말을 내뱉지 않고 삼켜버리는 것,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료다.”라고 말했다. 딱 맞는 말인 듯하다.


누구나 그러하듯 윗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저마다 방법이 있다. 나는 꽤 긴 시간 술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술로 푸는 것은 나쁜 되풀이만을 낳았다. 술을 마실 때는 기분이 좋다. 그 자리에서 동료들과 윗사람을 안주삼아 화풀이한다. 그렇게 얼근히 취해 집에 들어가 아내에게 주정(酒酊)같은 하소연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에게 참 고맙다.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내 편을 들어주었다. 같이 그 사람 욕을 해주면서 그 주정을 다 받아주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이 든다. 다음 날 아침 머리와 몸이 개운하지 않다. 그 상태로 출근해서 일을 해보지만 어제의 스트레스가 다시 살아난다. 또 술자리를 찾아 나선다. 이 나쁜 되풀이는 끝이 없다. 이렇게 답도 없는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보낼 수만은 없었다. 내가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는데 내 인생에 중요하지도 않은 한 사람때문에 내 인생을 허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파고들었다.

그래서 이 나쁜 되풀이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고른 것이 바로 운동과 책을 읽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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