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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Nov 28. 2023

이것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은 작아진다.

 어떤 작가는 자신의 얘기만 하다 보면 주제가 한정적이라 글이 편협해진다고 했다. 그럼 나는 또 편협한 글을 쓰고 있다. 나는 나로 인한 글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든 일을 쓰고 싶고, 기쁜 일이 생기면 나의 기쁜 일을 쓰고 싶다.


평소 '박완서'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박완서 작가의 초기의 글도 자신의 자전적인 책이 많다. 나는 아직도 초기 작품을 쓰고 있는 것인가? 글감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창작을 많이 한다는 것이지만 그 또한 본인의 내면의 색채를 가릴 수는 없다.


김훈 작가도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글을 많이 썼다. 물론 다른 종류의 글을 쓰기도 했지만, 그의 역사소설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다. 김훈 작가의 아버지가 김구 선생님을 모시던 애국지사였다는 성장배경이 그의 글에 영향을 끼쳤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다. 많은 일을 직원들한테 많이 주고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줄 수 없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스펙이 좋은 사람을 채용하면 바로 관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경력단절된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그럼 처음에는 용기 없고 어색하고 서툴지 모르지만, 그 단계를 뛰어넘는 사람은 오랫동안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럼 나도 좋고, 그들도 좋으니, 얼마나 좋은가?


자신의 능력은 있으나, 아이들 양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이 땅에 많이 있다.

나도 그런 여성들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는 경력단절이 된 이후 처음으로 다시 사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를 지금도 기억한다.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으로 가득한 세월이었다. 대학시절과 연속된 사회생활을 하면서 축적된 자신감은 아이를 키우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희미해졌다.


다시 나가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자아실현'은 아니었다. 갑자기 영혼을 끌어다(영끌) 산 '우리의 드림 홈(아파트)'의 대출금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밀려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면 '나의 용기 없음'에 안타까움이 샘솟는다. 그도 그럴 것이 더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었는데, 한참 눈높이를 낮춰서 들어간 직장에서도 '그걸 해낼 수 있을지?' 나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요즘 나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다시 마주하는 일이 많다.

그들의 자세나 말투를 보면, 그때의 내가 보이는 것 같다.

이력서를 보면 그렇게까지 자신감이 없어도 될 것 같다. 그냥 몇 년의 경력의 공백이 일을 뿐이다. 하지만 손끝의 떨림과, 말끝 흐림을 들으면 그들이 얼마나 '자신 없어하는지'가 보인다.


그럴 필요 없다!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일을 하는 어머니들이다.

자신감을 갖자! '그 어려운 자식을 내 손으로 키우는 어머니인데 이 정도 못하겠냐?'라는 자신감을 장착하자!


나는 가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분이 나쁘다..

혹시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왜 같이 사회에서 고생하는 여성들끼리 돕지를 못하는가?' 나는 우리가 연대해야지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시안적으로 조금 내가 앞으로 간들 같이 가지 않는다면 멀리 가지 못한다.


경력단절을 겪었던, 겪지 않았던, 내 여동생이고, 언니이고, 친구이고, 이웃이다.

우리가 같이 서로서로 돕는다면 나는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설사 잘 안되더라도 어깨를 맞대고 조금 쉬었다가 같이 가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다시 갈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경력단절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은 작아진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 파이팅!

나도 계란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이 어려웠지만, 결국에는 깨고 나와서 내 몫을 하고 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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