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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a May 01. 2022

시시포스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이 되기를 더욱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우리가 곤경과 시련에 처해있을 때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한 유명 장애인 유튜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는 대학 시절 취직 기념으로 친구들과 파티에 갔다가 낙상사고로 경추가 골절되어 전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된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고 모험을 즐기는 건장한 청년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져버린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세상에서 가장 깊고 무거운 어둠에 둘러싸인 느낌이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그는 온몸이 마비가 된 것을 알았을 때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도 실감이 안 나서 마치 꿈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상태가 변함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믿음 덕분에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삶을 그대로 포기하는 대신 더 잘 살아보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그는 반드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힘든 재활훈련에 몰두한 끝에 상반신의 감각을 되찾게 된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서 휠체어를 타고 예전보다 느리게 생활하고 있지만 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달으며 기쁘게 살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막상 자신이 장애인이 되어보니 장애인들이 사회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유튜브를 시작했고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는 하루아침에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함으로써 빛나는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써 나갈 수 있었다. 그는 우리의 매일매일의 삶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도전적이고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시포스가 자신에게 주어진 형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이 예전에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우연히 이 유튜버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살다 보면 과연 이 세상이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될 때가 있다. 세상이 나에게 너무도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세상이 무관심을 넘어 나만 왜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지. 이런 생각으로 세상에 반기를 들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세상에 반기를 들고 항의를 해봐도 세상은 전혀 관심이 없다. 세상은 지금까지 그래 왔던 방식 그대로 앞으로도 그렇게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련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지은 책 <몰입의 즐거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살아가면서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버리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주인 의식을 갖고 자신이 즐기면서 살 수 있는 일을 점차 늘려가며 살아가라고 권한다.     


저자는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잘 드러나고 있는 니체의 운명애에 대해 소개한다.     

운명애를 가진 사람은 위대하다는 게 나의 신조다. 운명애는 살아갈 날에서도, 살아온 날에서도, 달라지지 않기를, 아니, 영원히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자세다. 불가피한 것을 견디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사랑할 줄 아는 태도다.

나는 피치 못할 일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법을 자꾸자꾸 배우고 싶다. 그럼 나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인간의 욕구 5단계설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에이브라함 매슬로는 ‘자유롭고 행복한 마음으로 자신의 운명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운명을 자기 의지대로 선택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니체와 매슬로의 말대로 운명애는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자기 행동의 주인 의식을 가지려는 자세에 달려있다.           


시시포스의 신화에서 시시포스는 교활하고 못된 지혜가 많기로 유명했다. 시시포스는 제우스의 분노를 사 저승에 가게 되자 저승의 신 하데스를 속이고 장수를 누렸다. 하지만 그 벌로 나중에 저승에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영원한 형벌에 처해진다. 그렇다면 시시포스가 자신의 형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말하고 있다. 즉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삶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감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제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추천합니다.

   언젠가는 몇 시간 동안이나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은 적도 있습니다.

   노래는  Andrew Bird의 Sisyphus(시시포스)입니다.



https://youtu.be/5-KOZl5CLbU


   

*유튜버 ‘위라클 WERACLE’

*202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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