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극복을 위해 필요한 건?
한 초등학생 아이가 병원으로 황급하게 뛰어들어와 경비원을 향해 외쳤다.
"도움이 필요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경비원은 아이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고 달려 나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문 앞에서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서있던 청소년 세 명이었다. 야구 방망이를 맞고 쓰러진 경비원을 청소년 세 명이 발로 밟아 기절시킬 때 경비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초등학생 아이는 병원 응급실 옆에 딸린 응급약 보관실로 뛰어 들어가 눈에 보이는 약을 닥치는 대로 등에 메고 있던 가방에 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형 세 명을 따라 병원 밖으로 도망치던 아이는 응급실 현관 앞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경비원을 바라보며 잠깐 멈춰 섰다.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마음을 추스른 아이는 다시 앞서 도망가는 형을 따라갔다.
얼마 후 엄마를 폭행하는 아버지 등에 칼을 꽂아 소년원 juvenile detention에 수감된 아이의 이름은 존이다. 그가 살아온 이력을 보고 누구도 입양을 쉽게 결정하지 않았기에 존은 그곳에서 7년을 살았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모든 이를 공격자로 규정한 후 위험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뼈속까지 배긴 존에게 폭력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술 공학자 엘드리지 Eldridge와 언어학자 매리아나 Marianna 부부가 존을 입양하기 위해 소년원으로 찾아왔다. 삶을 향한 희망은 없었지만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은 있었기에 소년원에서 존은 책을 읽었고, 자기 마음속 역동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7년 동안 읽은 책은 그에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안겨줬고 7년 동안 그린 그림은 어느덧 나름의 방법과 틀을 갖추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자기를 입양하기 위해 찾아온 부부에게 자기를 소개하기 위해 준비한 건 직접 그린 그림 한 토막이었다. 거대한 괴물의 머리를 작은 소년이 막대기로 힘차게 내려쳐 괴물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었다.
세상과의 소통을 존이 시작할 수 있었던 통로는 묘기 자전거BMX Biking였다. 자전거를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기에 자전거를 타고 싶었지만 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엘드리지는 그런 존의 마음을 읽었고 자전거를 한 대 사줬다. 이 자전거 한 대에 앉아 존은 그동안 살아오면 자기의 몸과 마음을 마비시킨 정신적 외상 증후군과 싸워나가기 시작했다.
영화는 존의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묘기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른 이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다른 이가 자기를 공격하는 이가 아니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배우기 시작했다. 다른 이와 함께 있음에서 평안함과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자 존이 그린 그림 속 주인공은 조그만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인에서 한 사람의 전사로 조금씩 조금씩 늠름하고 우직하게 변했다. 영화는 존이 처녀 출전한 묘기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얼마 후 존이 그린 그림 한 토막이다. 백마를 탄 존의 등에는 날개가 달렸고, 그런 존 옆에는 백마를 탄 양부와 양모가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