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 Louise Nov 25. 2016

GP(병원)에 적응하기

영국은 의료비가 무료

영국은 사립병원을 제외하고 모든 병원에서 의료비가 무료다. 큰 병에 걸리면 목돈이 들어가 보험산업이 어마하게 발전한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은 병에 걸리면 병원에서 무료로 고쳐주니 그야말로 큰 복지 혜택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 혜택은 영국에 잠깐 머물다 가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이 되니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학교가 끝나가는 길에 위치한 GP, De Montfort Sergery
GP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

반면 이 복지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 영국인들은 적지 않은 세금을 지출해야 한다. 의료비뿐 아니라 영국은 교육적 혜택 외에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생활비까지 지급한다. 자녀가 하나 둘 늘어날 경우 지급 비용은 계속 늘어난다. 공립학교에서는 이런 이민자들에게 아이들의 급식비도 탕감해 준다. 영국인이 아닌 노동을 위해 영국에 거주하는 유럽 및 아시아, 특히 중국인들에게 이런 혜택이 제공되다 보니 순수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도 빼앗을뿐더러 별다른 노동 없이 복지 혜택도 떵떵거리고 누리고 있는 이민자들을 좋은 시선으로 지켜볼 리 없다. 과도한 복지 정책이 '브렉시트'를 낳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GP 안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아이들을 위해 재미있게 꾸민 GP


다행히도 드몽포트 대학교 바로 앞에 GP(De Montfort Sergery, Leicester,LE2 7HX)가 있는 데다 약국도 길 건너편에 있어 병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거주할 집과 연락할 전화번호가 정해지는 대로 GP에 가서 등록한다. 아이들을 등록할 경우에는 예방접종 리스트가 영문으로 필요하다. 영국 오기 전 집 근처 보건소에 가면 예방주사 접종 이력을 약간의 수수료만 내고 영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아이들이 예방접종받을 시기가 되면 우편으로 통지를 해준다. 한 번은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니 엄한 할머니 의사가 맞아준다. 주사를 보더니 둘째 소하가 느닷없이 무섭다고 우는 것이었다. 보다 못한 할머니 의사는 “You are her mom, you’ve got to control your daughter!” 라며 나에게 호통을 치는 바람에 완력으로 아이를 잡은 후 주사를 맞힐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같이 인형과 사탕을 잔뜩 갖다 놓고 아이들을 달래며 접종을 하는 병원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성인 여자의 경우 부인과 검사를 받으라고 정기적으로 NHS(영국 국가 의료 서비스)에서 우편이 온다. 무료로 검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검사한 세포 수가 적어 다시 검사하러 오라는 우편을 받고는 가지 않았다.


차가 없어 많이 걸었던 덕분인지 우리 가족 대부분 건강했는데 둘째는 감기 때문에 두 번 정도 병원에 간 적이 있다. 다른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영국 GP는 붐빌 때가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불평이지만 약간의 팁만 알면 일찍 진료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다면 우선 GP에 전화해 예약을 한다. 아이가 아파 다급할 경우 아침 8시 반경 GP가 문을 열자마자 전화하면 간호사가 담당 주치의 예약 환자 중 캔슬된 시간에 예약을 해줄 수 있게 배려해 준다.


시간이 다 돼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리셉션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모니터를 통해 예약한 의사 방에 가라고 공지가 나온다. 영국 의료문화 중 특이한 것은 아이가 감기에 걸려 많이 아프더라도 심한 경우가 아니고는 약 처방전을 주지 않는다. 둘째가 심하게 기침해서 갔는대도 의사가 청진기를 대보고는 폐는 괜찮다고 하며 물을 많이 마시고 건조하지 않게 해주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약 처방전을 주지 않아 어안이 벙벙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조금만 아파도 약을 처방해 주며 항생제도 남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국은 웬만해서는 항생제는 물론 약을 쓰는 것을 피한다. 영국에 있는 동안 둘째 아이가 딱 한번 항생제를 처방받았었을 뿐, 심해 보이는 감기도 따뜻한 물을 먹고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 만약 단순한 감기라면 무턱대고 병원에 갈 것이 아니라 레몬티에 꿀을 넣어 자주 먹을 것을 권한다. 영국 사람들은 열이 심할 경우를 대비해 ‘파라시타몰(Paracetamol)’이라는 해열진통제를 부츠(Boots)나 근처 슈퍼에서 구입해 비상약으로 준비해 놓는다.

약국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생제


이전 15화 생활필수품 구입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