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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Louise Sep 28. 2016

30대 직장의 끝

과감하게 사표내기

건장한 남녀가 온전히 사회에서 일할수 있는 시간을 30년으로 칠 때 이미 절반을 할애한 나의 전 직장. 내 청춘을 바친 곳. 좋은 직장이었고, 맡은 업무가 다들 부러워하는 홍보 마케팅인 만큼 정말 열심히 일했다. 

첫째 아이를 낳고 출산 휴가를 받을 때는 회사에 미안한 마음이었고, 둘째를 낳았을 때는 더욱 더 죄인이 된 마음에 휴가일수를 다 채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누구나 겪듯이 여성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수퍼우먼이 아닌 이상 직장과 육아살림을 모두 완벽히 해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에 대한 욕심이 커 계속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회사에서도 인정받긴 했지만 이에 따라 업무는 더욱 많아졌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브랜드를 홍보한다는 자부심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 집단이면서도 한편으로 서로 챙겨주는 회사 사람들과의 진득한 정 때문이었다. 


회사는 날이 갈수록 성장해 갔고, 호텔의 브랜드 '가치'보다는 ‘실적’에 더 중점을 두면서 외부에서 사람들이 수없이 이동해 왔다. 이에 따라 실리에 밝은 영입된 사람들과 기존의 직원들 사이에 저마다 정치(?)적인 라인이 형성되고, 나같이 ‘정치’적이지 못한 사람들은 점차 소외돼 갔다. 


이렇듯 직장생활에 회의가 들기 시작하면서 어릴 때 꾸던 꿈을 실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40세를 앞둔 나이에 하기 시작했다. 내 청춘을 바친 직장이었지만, 이제 앞으로의 인생은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채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다들 부러워하는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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