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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Mar 24. 2023

시댁에 고통받은 며느리의 한은 평생 갑니다 2부

‘나는 오늘도 눈치 없는 아랫 동서에 더 기분이 상한다’



새아가 너네 형님한테는 아무 말도 말고 우리 예쁜 손주 간식 사 먹이는데 쓰거라


어린 두 딸, 남편과 함께 꾸려가는 가게, 가정 일 그리고 아픈 아이의 간병으로 지쳐있던 나의 모친은 시골에서 올라오신 시아버지의 서글프고 한 맺히는 말로 가슴에 피멍이 들었음에도 자식이라는 순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오랜만에 서울에 상경한 시댁 어른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짬을 내어 작은 아빠네 집으로 어른들을 모시고 가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상경하신 어른들과 서울에 살고 있는 나의 부모님과 작은 아빠댁 식구들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식사 자리를 마쳤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할아버지는 막내며느리를 살짝 몰래 부르셨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모친의 얘기를 듣기 시작하면서 순간 이런 구절이 떠올랐다. 항상 슬픈 예감은 왜 빗나가질 않을까?


그리고 사건은 벌어졌다고 한다.


나의 모친이 주변에서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체... 나의 부모에게는 너네에게 줄 돈이 없다며 아이 생명 유지 장치를 모두 떼라고 잔인한 말들을 내뱉던 할아버지였는데... 막내며느리에게는 봉투를 내밀며 우리 예쁜 손주 간식 사 먹이는 쓰라며 작지도 크지도 않은 돈을 주는 살가운 할아버지였다고 한다. 돈을 건네며 네 형님한테는 얘기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고 그렇게 몰랐으면 좋았을 사건이 내 모친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몰랐으면 좋았을 사실을 알게 된 나의 모친은 잔인한 말들로 자신을 괴롭히던 할아버지 보다도 그 돈을 넙죽 받아 챙기며 네! 아버님이라며 애교진 목소리로 살살거린 작은 엄마에게 더욱 크게 분개했다고 한다.


이 얘기는 나의 모친이 시댁 식구들에게 적지 않게 화가 난 날이며 빠지지 않고 항상 나오는 고정 레퍼토리이다.


"걔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 밖에 모르고 어쩌면 그렇게 사람 살살 이용해 가면서 기분 나쁘게 하는지. 지도 같이 자식새끼 키우면서 살면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지. 눈치, 코치도 없이 어쩜 그렇게 뻔뻔하고 안하무인인지. “


오래 묶은 한의 맛은 이렇게 오랜 묶은 묵은지처럼 시큼한 냄새를 흩뿌리고 인고의 시간 동안 숙성되어 강렬한 센 맛이 되나 보다.


오래 묶은 한들은 이렇게 속사포 랩이 되어 뿌옇 하늘에 흩뿌려지게 되고 날이 굳고 좋지 않은 날이면 어느 창작자의 서울 집에서는 더욱 유서 깊은 타령 노래가 탄생하게 되고 그 강렬한 비트의 타령 노래는 돌림 노래가 되어 끊이질 않게 되었다는 아름답고 슬픈 전설.


엄마 나 오늘도 너무 설레네... 설레어 미쳐



그 사건이 있은지 한참 후


살살 거리며 애교를 부렿다던 작은 엄마에게도 일련의 사건들로 마음 아프고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쌤통 뭐 그런 느낌 절대 아닙니다.

모든 가족을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네가 던진 돌에 누군가의 한이 되지 말 것이며 새로운 전설 이야기의 창시자가 되지 말라. 생각 보다 인생은 공평하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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