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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Dec 04. 2022

사람이 온다는 건

낯선이가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어. 보통 상대의 어떤 점이 나의 필요를 채워줄 때 그래. 외로울 땐 누군가의 다정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지루할 땐 누군가의 재치가 매력적으로 보여. 그의 곁에 있으면 내가 조금 더 편안하거나 즐거우리라는 기대로 우리는 누군가의 곁에 다가가곤 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매력적이었던 그의 일부는 생각보다 쉽게 사라져. 다정했던 사람이 바빠질 수도 있고, 재밌는 농담을 자주 하던 사람이 심각해지기도 하지.


좋아하던 그의 일부가 사라졌을때 떠나지않고 여전히 곁에 머무는 건 그의 몇 가지 매력에서 시작해 그의 일생 전부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야.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사랑하게 되면 그의 일부가 생기고 사라진 과정까지 사랑하게 되니까.


사람이 온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거래.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건, 그 일생을 사랑하게 되는 거겠지.

그래서 말이야. 나는 사랑하는 그 아이가 더 이상 나의 어떤 필요도 채워주길 바라지 않아.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의 모습으로 그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랄 뿐이야. 조금만 더 욕심낼 수 있다면, 가끔 소식만 전해 들을 수 있으면 좋겠. 그걸로 충분해.


2022.12.3.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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