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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Oct 05. 2022

일상이 흔들릴 때

아침형 인간도 올빼미형 인간도 아닌 너에게

지난 금요일이었어. 아침에 콘서트 티켓팅에 실패했고 양도 표를 구하느라 시간이 걸렸어. 그러다 출근시간이 늦어져서 퇴근시간도 늦어졌고 새벽에 잠들게 되었어. 일요일에는 늦게 일어나도 상관없으니 토요일에도 늦게 잤고 일요일에도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어. 월요일도 마찬가지였어. 집에 돌아와서 딱 30분만 더 일해야지 했던 게 다섯 시간이 돼버렸거든. 화요일인 어제는 매니저한테 어제 새벽까지 일했으니 오늘은 오후에만 일하겠다고 얘기해뒀었는데 또 하다 보니 오후부터 밤까지 일에 매달리고 있었어.


한동안 일찍 일어나던 내가 아침에 연락이 되지 않는 이유는 이래서야. 생활패턴이 엉망이 돼 아침에 글 쓰는 시간도 없어졌고, 잠들기 전에 쓰던 스케쥴러랑 일기장도 며칠째 쓰지 않고 있어. 오늘은 조금이라도 추슬러 보려고 일곱 시에 눈을 뜨긴 했어. 겨우 몸을 일으켜 씻고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중이야. 글을 다 쓰면 지체하지 않고 회사에 갈 거야. 오늘은 제발 야근하지 말고 일찍 자야지.


완벽한 습관은 평생 만들 수 없을 것 같아. 억울하게도 좋은 습관을 한번 만드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다시 안 좋은 습관으로 돌아가는 건 딱 이틀이면 충분하니까. 인생은 죽는 날까지 과정이래. 목표한 걸 잘 해내지 못하고 있는 순간도 실패가 아니고 거쳐가는 과정일 거야. 그럼 나는 이만 회사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갈게. 흔들리는 버스에서 중심을 잡듯 흔들리며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다시 중심을 잡아 보려고.


2022.10.5  아침형 인간은 아니지만 아침에 집중이 잘되는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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