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되고 이분되는 밤과 아침.
시간이 흐르고 있다. 몸이 부풀고 무디어져 간다. 가슴께와 이마를 오르내리는 숨이 뭔가 둔탁한 것에 가로막혔다. 혼을 닮은 뭔가가 부유한다. 어린 시절 닫힌 머리뼈가 기워진 십자의 흉을 따라 진동한다. 한밤에서야 겨우 희망을 닮은 껄끄러운 감정을 품는다. 분명 아침에는 휘발될 감정이다. 나는 그 암울한 자각에 이십대를 모조리 떨어놓았다. 나의 이십대는 도피와 죄의식의 연속이었다. 많은 사람과 기회들을 놓쳐보았고, 무엇하나 완수하지 못한 채로 나이를 먹었다. 그을음을 닮은 무엇인가가 내 관절을 무디게 만들었다. 행동하기를 주저하게 만들고 나아가 패배감을 기시하게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젊음엔 항상 문장 잣는 일이 동반되었다. 대학을 들어가면서 반사적으로 이어갔던 일이었지만 반향은 적었다. 오히려 드러내지 못하는 폐쇄적인 성격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보일만한 문장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문장가는 마흔에서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는 격언을 알았고, 어린마음에 조금 더 빠르게 늙고 싶다고까지 생각했다.
아침의 파르스름한 동이 텄다. 전날의 달걀처럼 품어놓았던 희망이 썩고 있다. 시큰한 내음이 콧잔등에서 풍긴다. 그 온기는 나의 몸으로 옮겨간 것 같다. 밤중에 서늘하게 느껴졌던 목의 얄팍한 살갗도 조금은 풍부해졌다. 약간의 컥컥한 숨을 마시며 나는 뭔가를 생각했다.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안온한 잠자리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 밤중에만 하더라도 나는 내일을 살아갈 방식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나 재바른 쥐새끼처럼 그것은 달아나고 없었다.
밤과 아침의 가운데를 양단하면 새벽이 된다. 그리고 새벽은 황혼과 같이 미심쩍은 시간이다. 정신과 육체를 이분하는 일은 바보 같다. 머리와 가슴을 가르는 일이다. 단두대에 모가지를 들이미는 꼴이다. 겨우 몸을 일으킬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