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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으로 가자

혹한의 겨울에도 숲은 꿈꾸고 있다. 겨울 숲은 보화로 가득하다.



겨울 숲으로 가자



겨울 숲으로 가자.


골짜기마다 칼바람이 지나고 

헐벗은 나무가 피를 뚝뚝 흘리는 그곳으로 가자


겨울 숲으로 가자


얼음장 아래 개울물도 길이 막힌

차갑고 어두운 겨울 숲으로 가자


겨울 숲으로 가자


눈보라 휘날려 눈 뜰 수 없고 무릎이 푹푹 빠져야 

겨우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팔부능선 걸어서 가자.


개구리들이 곤히 잠든 곳에서는

선잠 깨지 않도록 살금살금 걸어서 가자


오르막은 런지 하면서

내리막길에서는 마끄럼타며 또 그렇게 나아가자


겨울 숲으로 가자


밤이면 푸른 별빛이 쌓이고 

수북한 그리움이 아스라한 봄을 기다리는 그곳으로 가자


겨울 숲으로 가자


나무는 속으로 나이를 먹고

땅은 봄날의 축제를 준비하는 겨울 숲으로 가자


아무도 걷지 않은 길 

동백꽃 향기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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