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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길에서
숲길은 천국행 통로이다. 인간계만 비문명, 동식물의 세계도 문명화되었다
by
기쁨발전소 화부 이주환
Dec 8. 2020
그 숲길에서
숲 길로 들어섰습니다.
당신의 초대에 감사한 마음으로 숲 길로 들어섰습니다.
낙엽 양탄자 덮인 오솔길
푹신한 느낌이 좋습니다.
언제나 마음 넓은 활엽수가
까칠한 침엽수에게 먼저 인사합니다.
침엽수가 시큰둥하는 걸 보니
지난번 솔방울 떨어진 일로 아직 삐진 것 같습니다.
진귀한 약초가 이름 없는 들풀에게
미소 짓는 푸른 숲 길로 들어섰습니다.
쭉쭉 뻗은 나무가 키 작은 나무에게 손짓하고
키가 큰 풀들이 낮은 풀들에게 고개 숙이는
향긋한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숲 길에 들어섰습니다.
다람쥐가 나무의 어깨에서 무등 타는
빛나고 아름다운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숲 속에서
산새와 동물은 날마다 무도회를 엽니다.
언제나 프리마돈나는 꾀꼬리입니다.
그 숲길에서 나도 당신에게
키 작은 나무처럼 무릎 꿇고 손 내밀어 춤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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