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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의 초대

겨울로 오세요 생각보다 먹을 것도 많고 마음 편히 쉴 수 있습니다.


겨울로의 초대



겨울의 초대장은 나뒹구는 낙엽이다.


모두가 연말이라 바빠서인지 

아무도 읽어주는 이가 없어 젖은 채 나뒹군다.


겨울은 또다시 눈꽃송이들을 보내어 초청한다.


당신은 겨울로 초대합니다.

겨울은 먹을 것이 많아요.

창고마다 도토리와 알밤이 가득하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겨우내 잠만 자도 된답니다.


겨울의 입구에 들어서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노천온천이 보인다.

눈 덮인 능선에는 용암천 불가마 사우나도 있다.


깊은 계곡까지 들어가면 원적외선 황토찜질방이다.

그곳에는 가을이 산후 몸조리를 하고 있다.


가을이 이 곳에서 쉴 수 있는 것은

산고 끝에 겨울을 출산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놓고 비워냈기 때문이다.


가을은 걸치고 있던 가운도 

들고 있던 수건까지도 내던져 버렸다.   


겨울 속에는 냉장된 추억들이 빼곡하다.

냉동된 사랑의 기쁨들이 가득히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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