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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양이다

양떼와 고양이

세모입

by 이라하

세모입이라고 불리고 싶어하는 지인 Y가 대관령에 다녀왔다. 양떼 목장에서 양들을 보고 왔다고 한다.


“어땠어?”

“고양이 같았어요.”


나는 잠시 상상했다.

고양이 같은 양떼들을.


곰실곰실 부드럽고 고운 털을 곱슬곱슬하게 기른 고양 양떼...


“그럴 리가 없잖아?”

“진짜 생각났다니까요.”


세모입은 내게 그림을 그려 보내주었다.


그림을 보내며,

떡실신해 자는 고양이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봐도 전혀 다른데?


모든 것이 고양이로 보이는 ‘고양이 필터’라도 장착한 모양이다.


나와 세모입이 입씨름을 하는 동안, 둘째 제르는 옆에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누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래뵈도 게임하는 중이다.


“저거요, 저거!”


세모입이 외쳤다.


“딱 저렇게 널부러져 있다니까요.”

“흐으으으으음.”


나는 세모입의 입장을 1퍼센트쯤 인정해 주기로 했다.


언젠가 대관령에 직접 가 양떼를 보고 난 후, 내 눈으로 살펴본 다음에 결론을 내릴 것이다.


고양이와 양이 닮았는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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