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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양이다

내가 나를 분리한다.

일상의 새로운 발견

by 이라하

여름이 되었다.

털이 없는 인간(30대, 만화가)은 땀을 줄줄 흘리고 있다.

털이 있는 고양이(1세, 남묘, 잠복고환)는 땀샘이 없다.

그리고 쓰레받기 위에 올라가 있다.


....?


“지금 너를 버려 달라고 시위하는거니?”

고양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요즘은 일이 많다.

아침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앉아서 계속 작업을 한다.

중간에 잠깐 청소를 할까 싶어서 (보통 원고가 막히는 타이밍) 일어나서 복도로 나왔다.



아직도 거기에 계십니다.

“거기가 시원해?”


고양이는 짧게 “미야우!” 하고 울더니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뭐야,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몸이 길어서 다 들어가지도 않는데,

굳이 좁은 저 곳에 아득바득 몸을 우겨넣는다.


***


그래서 지금은 어떠냐면.

고양이용 대리석 석판과 쿨매트가 배송중이다.


힘내라, 내 지갑아.

얇은 지갑군...


이라하는 저스툰에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를 연재하는 만화가입니다. 5월 31일 단행본 1권이 발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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