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무슨 책을 어디서 어떻게 읽습니까? 오늘의 글쓰기 주제이다. 고백한다. 나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많이 읽어오지 않아 나를 확 잡아끄는 책이 아니라면 완독은 어렵다. 주로 에세이 위주로 읽고 요즘은 글쓰기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다. 특히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을 쓰다 어려울 때 참고서처럼 펴고 읽었다. 좋은 책을 써주셔서 이런 나도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심에 감사하다.
소설은 아직도 많이 어렵다. 최근에 재미나게 읽은 소설은 '아몬드' 이 책을 읽고 처음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었다. 최근이라고 했는데 올해 초였다. 점심을 거르고 영풍문고 계단에서 처음 이 책을 접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다 점심시간을 넘겨 회사로 복귀할 정도였다. 대단히 재밌었다.
주인공은 감정표현 불능증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주인공의 엄마는 수학 공식처럼 감정을 가르쳤다. 친구가 새로운 학용품을 보여줄 때는 지우개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을 하는 것이라고. 그러니 그때는 "좋겠다"라고 말하라는 식이었다. 그렇게 공식처럼 여러 상황을 익히다 주인공의 나이가 두 자릿수를 넘기고 나서는 엄마도 한 번에 답하기 어려운 때가 왔다.
상황과 환경, 상대의 말투, 표정, 몸짓, 손짓까지 다 고려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내는 것이 너무나 피곤하던 때였다. 그래서 나는 '아몬드'라는 소설을 인상 깊게 읽었고 회사 생활에 지친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만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