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랑 Nov 17. 2019

다른 친구도 사귀어보고 싶다.

가장 친해지고 싶은 친구는 책

할 이야기가 너무도 많은 주제다. 친한 친구니까 그만큼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그 에피소드들을 털어놓으려고 매거진을 만들어두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최근에 든 생각을 정리할 겸 다른 방향의 이야길 해보고 싶다.


스스로 애주가라고 부를 만큼 술을 즐기는데 요즘은 조금 싫어지기도 한다. 술을 마시면 하던 다이어트도 무너지고 다음날엔 숙취로 무너진다. 술의 잘못이 아니라 적당량을 즐기지 못한 나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며 멀리하기 자체를 방어했다.


'술을 즐기지 않았더라면?' 그 답은 모르겠다. 술을 좋아하고 꽤 마신다는 점이 도움이 된 적도 많았으니까. 그런데 한 가지는 알겠다. 술 말고도 좋아하는 것이 꽤 많다는 것.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아니다. 취향에 맞는 책은 단숨에 한 권을 읽을 수도 있더라. 안 해봤기에 몰랐던 것들이 많다.


집순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글 쓰고, 책 보고, 컬러링북에 색칠도 하고, 낮잠도 자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할 것 투성이에 하다 보면 머릿속이 차분히 정리되는 기분이 좋다. 3일을 나가지 않고 집순이 생활을 한 적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만나면 당연히 함께 술 한잔 기울이는 줄로 안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받아 한 잔 생각난다고 말하는 그들의 제안을 거절할 줄 모른다. '핑계도 좋다'라고 할 수 있지만 따뜻한 나는 그렇다. 그렇게 마신 술이 또 얼마일까.


그럼에도 술은 앞으로도 나의 좋은 친구일 것이다. 그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친구들도 사귀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가장 친해지고 싶은 친구는 책.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고 생각하다 보면 함께 수다 떠는 기분이 든다. 술 한잔 기울이며 함께 하는 이와 하는 수다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책에게 조금 양보해볼까 싶다.


다른 친구 사귀기에는 위기 요인도 꽤 있다. 겨울이니까 따끈한 어묵탕에 한잔 해야 하고, 싱싱한 방어에 한 잔 해야 한다. 다른 친구를 잘 사귀었는지는 추후에 공개하는 것으로!



[매일 글쓰기 모임(DAY 30) 시즌2 - 17일 차. 술]

매거진의 이전글 왜 SNS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