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견한 즐거움
매일 5시 반. 피아노 학원까지 마치고 온 둘째 조카와 함께 색칠공부를 한다. 예전에 즉흥적으로 샀다가 방치되었던, 이미 조카들에게 빼앗겨 많은 페이지를 그들이 색칠한 컬러링북. 색칠할 페이지를 고르고 방바닥에 엎드려 예쁘게 색칠한다. 어린 조카의 눈에 나는 색칠의 신이다. "우와 이거 진짜 잘 칠했다! 이모! 오빠가 이거 짱 잘했다고 했어" 어느 날은 "이거 이모 책인데 우리가 막 칠해서 이모 스타일하고 안 맞지 않아?"라는 어른스러운 질문을 하기도 한다.(이미 거의 다 칠해놓고선 이제 와서)
어릴 때 나는 잘 잃어버리고 잘 고장 내는 아이였는데 신기하게도 그런 부분이 나랑 참 많이 닮았다. 지난 생일에 선물로 사준 귀찌도 예외 없이 받자마자 부러졌다.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고장 나 속상했던 경험. 그것을 현재 경험하고 있는 날 닮은 아이. 왜 내가 만지기만 하면 고장 나냐고 엉엉 우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조카.
제법 커서 대화하는 재미가 있는 꼬마숙녀와 노는 즐거움. 새로 발견한 즐거움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