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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Feb 20. 2020

심리 싸움에서 지지 않기

세 번째 직장 적응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작년 11월 매일 글쓰기 모임 이후로 처음이니 두 달이 넘었다. 그동안 쓰고픈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작년 12월엔 정말 하고픈 이야기가 많았다. 오히려 그래서 못 썼다.  순간의 일들을 와다다다 글로 써버리면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오늘 나는 왜 갑자기 글을 쓰게 되었을까?


변화한 환경에 적응한 지 3주 차. 7개월의 쉼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세 번째 직장에서의 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다. 


새로운 출근길. 첫날은 회사를 잘못 찾아갔고 어느 날은 지하철을 거꾸로 타 돌아가기도 했다.

새로운 동료들. 맡은 바 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면서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 호감이다.

새로운 업무 툴. 이것들이 지난 한 주간 나를 어버버 하게 만들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는데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중 가장 새로운 것은 성과 관리 시스템이다. 새로운 회사는 지난 7년간의 나의 직장생활에서 느꼈던 갈증을 깨끗하게 해소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업무 목표를 숫자로 명확히 설정하고 매주, 매월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목표 또한 탑 다운 방식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대표와 담당자가 서로 대화하여 합의한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이다.


나의 업무 목표는 직무 교육을 신규로 개설하는 것인데 그냥 막 느낌적으로 개설하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진행했던 교육 분석 결과 니즈가 충분한 인기 있는 직무로 분류된 아이들로 건강하게 새로운 교육을 늘리는 것이다.


어떤 직무가 인기 있는 직무인가에 대한 학습.

멘티들이 실제로 직무를 체험하기에 적절한 교육 콘텐츠는 무엇인지에 대한 학습.

인기 있고 적절한 교육 콘텐츠를 관리 시스템에 정확하고 빠르게 업로드하는 학습.

교육 전반의 운영 시스템에 대한 학습 등.


언제나 그렇지만 배우면서 일하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하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버벅거리고 스스로 기대하는 것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지 못해 속상한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우려가 있어 이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시도하는 첫 번째 방식은 글쓰기. 조급함으로 가득 찬 나에게 점심시간 1시간을 투자해 차분함을 넣어주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무엇을 쓰든 글을 쓰면 차분해질 수 있으니까. 위기 요인은 차분함을 넘어 무척 졸려진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 요인은 함께 쓰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 


일정한 물리적 시간을 투자해 학습이 쌓여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했다면, 더 이상 나와의 심리 싸움에서 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 에너지를 성실히 학습을 쌓는 것에 쏟을 수 있는 날을 위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늘부터 다시 글을 쓴다. 


건강한 조직에서 건강한 마인드로 일하며 '건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지! '건강한 나'는 언제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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