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사기 아니야?

10-1화

by 이로티

솔직히 말하면,
입사 첫 주 내내 나는 이 일이 사기처럼 느껴졌다.
기본급 80만 원.
말이 기본급이지,
팔지 못하면 버틸 수 없는 구조였다.
선배들은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영업은 원래 그래.”
“잘 파는 사람은 천 단위로 벌어.”


그 말이 더 불안했다.
잘 파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처음엔 매장 한쪽에 서서
선배들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다.
말투, 표정, 손짓 하나까지.


“고객님은 어떤 게 가장 불편하세요?”
“이거 쓰시면 확실히 달라요.”


머릿속에서는 계속 같은 질문이 맴돌았다.
이게 정말 사람을 설득하는 일일까,
아니면 그냥 말 잘하는 놈이 이기는 게임일까.
그 답을 알기 전에
나는 선택을 했다.


지인부터 팔자.


가장 쉬운 길이자
가장 위험한 길이었다.
전화번호부를 열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름부터 눌렀다.


“형, 핸드폰 바꿀 생각 없어?”
“나 이번에 LG 들어갔어.”


예상외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 그럼 네가 해줘.”


그렇게 하나, 둘
판매가 이어졌다.
처음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던 날,
손이 조금 떨렸다.
이게 진짜 내 일이 된 기분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판매 숫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슬쩍 보기 시작했다.


“쟤, 생각보다 잘 파네.”


그때부터였다.
매장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건.
고객들의 질문이 들렸고,
망설이는 지점이 보였고,
결정하는 순간이 느껴졌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설득당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결정해 줄 누군가를 기다릴 뿐이라는 걸.


한 달이 지나
월급 명세서를 받던 날,
점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신입인데, 이 정도면 잘했다.”


통장을 확인했다.
숫자가 한 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확인했다.


400만 원.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숫자가 내게 말하는 게 있었다.


너는 이 일을 할 수 있다.
너는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속도를 올렸다.
점장님 옆에 붙어 다녔다.
말을 어떻게 여는지,
언제 멈추는지,
어디서 밀어붙이는지.
그리고 다음 달,
나는 수습 딱지를 떼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달부터는 판매사로 뛰겠습니다.”


그 선택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른 상승곡선의 시작이자,
가장 빠른 추락의 출발점이 될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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