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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May 11. 2016

초보자도 글 잘 쓰는 방법

지금 나에 맞는 이상적인 목표 갖기

필력이 뛰어난 작가의 글을 보면 표현력, 관찰력, 구성력이 정말 뛰어남을 느낀다. 그런 사람의 글을 읽을 때면 가끔 '내가 써도 저렇게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은 내가 쓴 글을 다시 보게 되고 결과적으로 내 글은 점점 더 볼품없이 느껴진다. 비교를 하면 나라는 사람이 더 작아 보인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

글은 글쓴이가 처한 상황으로부터 느낀 생각, 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담겼을 때 비로소 글이 완성된다. 중요한 점은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이 모두 제 각각이라는 것이다. 성장 과정에 따른 경험과 가치관이 다르고, 글을 쓰는 내적 동기와 심리적 상태도 같지 않다.


또한 같은 장소로 여행을 다녀와도 시간대, 함께 한 사람, 날씨 등 다양한 구성 요소 조건에 따라 에피소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조건이 다른데, 비교부터 하는 것은 실력 향상하는데 좋을게 전혀 없다. 이것은 마치 태백급 씨름선수가 백두 장사와 싸울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갖고 써라

그럼 어떻게 써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무엇보다, 내 체급에서 만큼은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갖고 써야 한다. 특히 스스로 착각할 정도로 내 글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도 좋다. 작은 우물이라도, 그 테두리 안에서는 마음껏 헤엄치고 빠져봐야 한다. 그리고 우물 안에서 만큼은 스스로를 높여도 좋다. 그럼 어떤 식으로든 깨달음이 있기 마련이다.


장자(莊子)의 「추수 편」 이야기를 보면, 우물 안에 사는 개구리가 동해 바다에 사는 자라한테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참으로 즐겁다. 우물 시렁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우물 안에 들어가 부서진 벽돌 가장자리에서 쉬기도 한다. 또 물에 들면 겨드랑이와 턱으로 물에 떠 있기도 하고, 발로 진흙을 차면 발등까지 흙에 묻힌다. 저 장구벌레나 게나 올챙이 따위야 어찌 내 팔자에 겨누기나 하겠는가? 또 나는 한 웅덩이의 물을 온통 혼자 차지해 마음대로 노니는 즐거움이 지극하거늘, 동해에 사는 자라, 자네는 왜 가끔 내게 와서 보지 않는가.”  

우물 안에서도 충분히 많은 시도가 가능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물론 우물 안에 있을 때만큼은 푸른 바다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도약이다. 정성스럽게 쓴 글을 같은 체급 내에서 보여주고 발표해야 한다. 보여주면 객관적인 반응이 생긴다.

 

내가 처음 글쓰기에 흥미를 느낀 건 대학교 2학년 시절이다. 교양 글쓰기 수업에서 교수님의 칭찬이 있었고, 그 순간 자신감을 얻으면서 부터였다. 사실 당시 나는 글을 잘 쓰는 줄 착각했다. 글을 출품한 작은 공모전에서 우연히 상도 받으니 스스로의 성취감은 하늘을 찔렀다. 돌이켜 보면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인데 말이다. 그 시절에는 글쓰기 책을 읽어 본적도 훌륭한 작품을 만나 볼 기회도 없었다. 그냥 그 순간 내 글에 빠져있었을 뿐이다.


태백급 씨름 선수의 최종 목표도 천하장사일 수는 있다. 하지만 태백 장사라는 과정이 있어야 천하장사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글 쓰는 사람도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객관적인 범위 내에서 가장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의 기준을 남이 아닌 '나'에게 세웠으면 좋겠다. 내가 어제에 비해 오늘 얼마나 성장했는지 스스로 묻고 채찍질해야 한다. 기준을 나로 세우면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과거와 경쟁하여 자기다운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분명 삶을 더 이롭게 하는 방법이다.


지금도 나는 내 글쓰기 수준이 막 우물을 벗어난 정도라고 생각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보자. 어쩌면 이 방법이 인생의 고수가 되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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