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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Jan 10. 2021

아이가 사춘기라고요? 사춘기 수업은 어떠세요?

온라인 수업 어디까지 해 봤니? 

2020년 수업을 돌아보다 3


흔히 하는 말들


"2020년은 망했어!"


과연 그럴까요?


2020년 한 해동안 수많은 교사들의 노력이 그냥 몇 마디의 단어로 갈음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사도, 아이들도 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욱더 학부모님들께서도 노력한 한 해가 2020년이 아닐까 생각하며 2020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수업을 되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왜 교사에게 수업이 중요한지, 교사별 수업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보여드릴 수업은 세상에서 우리 학교 한 곳에서만 진행된 수업일 테니까요. 전국 공통의 수업은 필요는 하지만 충분치 않으니까요. 그리고


"2020년 수업은 망하지 않았으니까요."


참고사항 : 수업 중 전담시간은 음악과 영어 그리고 체육시간이었음. 수학 시간 수업은 주제와 관련 없이 단원의 순서를 조정해서 진행함. 전담시간과 수학 시간도 전체 수업을 재구성하여 제작하여 온라인 과제형과 실시간 줌 수업으로 진행되었음. 하지만 수업 돌아보기에선 제외함. 



3월을 통째로 흘려보냈기에 늦게 시작된 1학기. 여름방학 전에 1학기가 끝나지 않아서 여름방학 이후에도 1학기가 한동안 지속되었답니다.

흐림 없는 눈으로 세상보기에선 과학시간 빛의 굴절을 공부했고 방학 동안 준비한 교실 뒤편 구성이 끝났답니다. 특히 나움 가보 곡선 수업은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성찰적 사고를 하게 되는 수업이 되어서 좋았죠. 내가 하는 행동을 다른 사람은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음을 말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내용이 수업으로 활용되는 것, 그것이 이런 교사별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수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빛의 굴절 현상을 활용한 과학마술은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죠. 국어 관용표현과 과학 빛의 굴절 융합수업.

주제의 마무리는 항상 지필형 주제 평가로 진행되었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의 현 상황을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1학기 마지막 주제는 나눔이 핵심인 주제였습니다.

무언가 멋진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가족과 나누길 바란 수업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돈을 들여서 작품을 멋지게 제작하자 결정했고, 마블액자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아이들이 디자인 한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서 온라인 업체에 보내면 마블 액자로 만들어져서 받을 수 있답니다.)

식물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을 통해 식물의 각 기관들을 자세히 공부한 동시에 그것을 활용해 디자인하고 자신만의 식물액자를 만드는 것이었죠. 아이들 모두 훌륭한 디자이너인 것처럼 멋진 작품들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답니다.

5+1 전략의 시 쓰기는 아이들이 쉽게 성찰적 시를 쓰도록 안내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쓴 시엔 과학에서 공부하고 있던 과학적 내용들도 많이 있었죠. 아이들의 시가 뻔하지 않아서, 아이다운 시라서 좋았습니다.

1학기를 마무리할 땐 멘티미터(Mentimeter)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설문을 해 보았죠. 1학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 단어를 써 보라고 말이죠. 힘든 코로나 시기이기에 온라인이나 코로나라는 단어가 압도적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우리가 수업한 것들이 꽤 높게 나온 결과를 보니 뿌듯했답니다. 역시 아이들은 성장하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죠.

2학기 첫 시작은 "사춘기"로 정했습니다. 이미 사춘기 시기를 겪고 있거나 지나야 할 친구들에게 사춘기에 대해 스스로 알아보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나고 나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 사춘기 주제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여름방학을 보내며 교사들은 2학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해야 할 수업을 미리 경험하며 무엇에 신경 써야 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지를 미리 해 보는 것이죠. 비록 참고자료 하나 없이, 누군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진행되어 막연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동료가 있기에 웃으며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답니다. 함께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언제든 도전할 수 있답니다.

나나+나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이 아니어서 힘들게 진행되고, 그 효과도 크지 못했던 아쉬운 수업이 되었죠.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수업인데 온라인만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줌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계는 명확했죠.

사춘기 관련 책을 학교에서 학생 개개인별로 구입해 주었고 아이들은 자신의 책을 꼼꼼하게 읽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책읽어줌(책읽어zoom) 시간엔 교사가 책의 일부분을 읽어주며 아이들과 함께했답니다. 

사춘기 관련 다양한 기사들을 찾아보며 자신만의 사춘기 일보 기사문 쓰기를 진행했죠.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2학기가 시작되고 나서아 홀짝 등교가 아닌 모두가 등교하는 날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뻤던지!

그동안 못해던 단체사진찍기도 하며 졸업 앨범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시기이기도 했답니다.

그저 이 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랄 뿐이었죠!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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