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과목 제외;
방학특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어캠프는 일단 넣어두자;
어릴 때는 배우는데 시간이 드는, 특히 몸으로 하는 것들을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몸무게가 적으니 부상의 위험이 적고, 어릴 때 몸에 익히면 나중에 커서도 몸이 기억하는 기적을 느끼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커서 여행할 때 3가지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운전, 수영, 자전거! 그래야 세상을 돌아다니는데 불편함이 없다더라. 그러니 수영이나 자전거는 일단 필수로 넣고 본다.
1 수영
아주 어릴 때는 너무 비싸지만, 초3정도 되면 혼자 씻을 수 있게 되니 동네 체육센터에 보낼만 하다. 특히 여름방학 특강반에 들어가면 좋겠다. 일단 다들 하는 발차기와 키판잡고 앞으로 가기까지가 목표다. 그렇게 물과 친해지면 다음은 소수반에서 자유형과 평형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 운동 신경이 좋으면 어떤 반도 상관 없지만, 체육이 느린 아이라면 기본은 일반으로 다녀도 진도를 나가야하는 부분은 소수반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엉성해도 어릴 때 수영을 가르쳐 놓은 아이들은, 나중에 스무살이 되어 스스로 수영을 다닐 때 훨씬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하니 물이 무섭지 않게 수영은 꼭 가르치는게 좋을 것 같다. (코로나였어서 나는 아직 못 가르쳤지만)
2 자전거
주변에 남자아이들은 2,3학년 때부터 비싼 자전거를 길에서 타고다니며 뽐내던데, 그렇게 잘 타면 이 과목은 패스다. 자전거를 사도 둘 곳이 없고, 동네에 탈 곳도 없는데 배우긴 배워야 하는 경우, 서울시 '따릉이'를 초강추한다. 여의도 공원에 가면 아주 예전에는 자전거를 빌려줬는데, 요즘엔 따릉이가 나오면서 싹 없어졌다. 6개월에 15000원이니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무조건 추천한다. 연두색 바퀴인 새싹자전거(작은거)를 빌려서 주말마다 타면 한달이면 배우는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체육이 느린 아이인데 2학년 때 자전거 배우기를 처음 시도했을 때는 너무 힘들어했었다. 5학년이 되니 두,세번만에 배우게 되었다. 역시 좀 크면 해결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3 인라인
한 때, 인라인 한참 유행했을 때 나는 인라인을 제법 배웠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아이들이 6살정도일 때부터 가르쳤더니, 지금은 한강공원을 같이 달릴 만큼 잘 탄다. 벚꽃 날리는 어느 봄 날 또는 단풍드는 어느 가을 날 인라인 하나 메고 한강으로 달려나가 계절을 같이 달리는 기분이 참 멋지다. 여의도 역까지 인도를 샥샥 타고 가서 지하철 앞에서 다시 신발로 갈아신으면 마치 우리가 뭐라도 된 듯이 아이들은 자랑스러움(?)을 느끼더라. 일단 인라인이나 롤러스케이트를 배워놓으면, 다른 발로 하는 것(아이스스케이트, 스키)들과 호환(?)이 되니 그 점도 앞으로 아이들이 뭘 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겨울이라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롤러장을 추천한다.
4 각종 특강들 활용
한번은 장구를 배웠다. 장단을 배우고, 사물놀이도 알게 되고, 박자를 알고 하는 것도 좋았지만, BTS 음악에 맞춰 장구를 접목하니 너무 멋졌다. 아이들이 우리 전통 악기를 나중에 책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해봤다는데 의미를 두었다.
요들/동요도 배웠다. 세상에 요들이라니 싶겠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동요나 노래를 배울 기회가 없다. 이 수업을 통해 함께 노래 부르는 즐거움도 배우고, 육성과 가성을 사용할 줄도 알게 되었다. 물론 발성 같은 노래의 기본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을학교에서 다도를 배웠었는데, 의외로 아이가 좋아했다. 다기를 다루는 것도 좋아했고, 각종 차(일월담홍옥, 백호은침, 문상포종, 서호용정차, 설국차 등)를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집에 찻잎이 생겨서 내가 차를 즐길 수 있었다. 전혀 생소한 수업이었는데, 내 예상과 달리 이런 수업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신기했다.
그 외에도 실뜨기, 오조봇, 북아트, 짚공예 같은 것들도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새로워서 그런지 너무 흥미있어했다. 더 배워보고 싶은 장르로는 판소리,서예(요즘엔 찾아보기 힘들다), 캘리그래피, 바느질 같은 것들이다. 이런 분기 단위의 수업은 동네 마을이 학교다 프로그램 같은 것을 찾아보면 좋다. 구청 사이트에도 원어민 수업이나 독서 캠프 같은 수업도 올라오는데, 경쟁률이 상당한 편이다. 나는 보통 학교에서 오는 e-알리미에서 소식을 보고 찾아 들어간다. 정원이 초과되면 보통 추첨을 하는데, 많은 아이들이 학원일정이 많아서 신청을 잘 못하는지 생각보다 잘 뽑힌다. 괜찮은 것이 있으면 꼭 신청해보자.
아이들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치면서 느낀 점은, 엄마나 아빠가 잘 하는 것을 가르쳐서 같이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게 인라인이건, 기타이건, 스쿠버다이빙이건 온 가족이 하나의 주제로 함께 교감할 수 있게 되니 가정의 평화와 가족의 자랑거리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혹시 그런 것이 없다면,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을 같이 배워보는 것으로 해도 충분할 것이니, 어떤 것을 같이 해볼지부터 아이들과 논의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