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상황을 가려요
잔소리는 듣기도 싫지만, 하는 입장에서는 끝도 없기 때문에 몇가지 현명한 Tip을 공유하고 싶다.
1. 아침에는 최대한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아침은 하루를 시작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아이들도 학교가느라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데, 거기에 잔소리를 부으면 아이의 하루를 망치는 격이다. 그럼 어떻게 잔소리를 삼키냐! 잔소리 대신 도와준다. 밥을 깨작거리면, 그만 먹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뭘 찾으면 같이 찾자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일단 아이를 문 밖으로 보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렇게 묵힌 잔소리는 저녁에 쏟아내라! 저녁까지도 그 말을 해야할만큼 화력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2. 똑바로 앉으라고 하지 않는다. 똑바로 앉지 않는 것은 대부분 그렇게 앉아서 해야하는 일을 하기 싫을 때이다. 몸을 베베 꼬고 앉은 이유는 따로 있는데, 앉은 자세를 지적해봤자 고쳐질리 만무하고, 화력을 돋우게 되고 그럼 잔소리는 또 다른 잔소리를 낳게 되는 것이다. 뭐가 안돼? 도와주까? 어떻게 해야하는데? 라고 물어보자. 그렇게 억지로 앉아서라도 끝내야하는게 뭔지 같이 들여다보고 조금이라도 도와줘서 아이가 빨리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자. '엄마가 도와주면 엄청 빨리 끝나지~' 라고 우쭐대며 한 번 해보시라. 저절로 바로 앉아 있는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3. 잔소리는 건설적으로, So What을 넣어서 한다. 게임 좀 그만해~ 보다는 숙제는 몇시에 할래? 거기까지만 하고? 얼마나 걸리는데? 이런 식으로 뭘 하지 말자는 것보다는 뭘 하자는 방향을 먼저 얘기해 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러면 아이는 인간의 본성을 발휘하여 변명을 하겠지... 오늘 안 해도 된다는 둥, 했다는 둥, 그럼 어디 내놓아보라는 식으로 쪼렙처럼 싸우지 말고, 그럼 뭐 남았니? 뭘 해야하니? 엄마는 게임 그만하고 만화책이나 학습지나 네 할 일 하면 좋겠는데... 라고 말하며 내가 원하는걸 말하라. 원하는 것을 들으면, 아이가 뭔가 절충책을 내 놓고 지키려고 할 것이다.
세상에 가장 쓸 데 없는 잔소리는, 현재 상황을 열거하며 비방하는 잔소리다. '방 좀 봐', '그렇게 하니까 안되지', '얼굴에 하기 싫다고 써있네' '잘~한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런 말들을 해봤자 변화를 일으킬 수 없을 뿐더러 아이들은 더 웅크릴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정말 방을 치워야겠다, 그렇지 얘들아? 언제할까', '이거 엄마가 치워줄테니, 너는 저거 치울래?' 이런 식으로 뭔가 제안하여 아이에게 길을 제시하면 답답하던 아이는 내가 내민 손을 덥썩 잡을 것이다. 물론 지르지 않고, 뇌 필터를 거쳐 이렇게 말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의 말 한마디에 아이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해보니, 쓸데 없는 잔소리를 삼킬 수 있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