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토끼 Nov 10. 2022

Mother knows best!

No! You know the best!

라푼젤에 유명한 노래가 있다. "Mother~ knows best" 탑에 라푼젤을 가둬두기 위해 엄마가 부르짖는 노래다. '내가 다 아니까 넌 그냥 안전하게 이 탑에서 평화롭게 살렴~'이 주제다. 


사실 요즘 부모들은 정말 다 안다. 왕년에 속셈(주산) 학원 안 다녀 본 사람, 태권도 안 해 본 사람, 피아노 안 배워본 사람, 영어 안 배운 사람이 있던가... 그러다 보니 요즘 아이들은 부모가 경쟁상대(?)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기랑 비교해보면 성에 안 차는 일이 한 두 개가 아닐 것이니... 칭찬이 잘 될 리가 없다.


그런데 나의 부모님을 떠올려보자. 그러니까 친정엄마. 왕년에 공부 좀 해보신 분 찾기가 힘들다. 피아노 배운 사람은 거의 없을 듯? 영어는 '아이 엠 어 스튜던트'라고 적힌 책으로 배웠을지도... 그러다 보니, 우리의 부모님은 늘 자기네 아이들이 잘하든 못하든 간에 '엄만 그런 거도 모르는데, 너무 잘한다. 최고야!'라는 무한신뢰가 담긴 칭찬으로 아이를 추켜세워주셨는지도 모르겠다.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시대적으로 나는 그런 흔들림 없는 지지를 받으며 자란 것 같다. 어깨 뿜 뿜 해가지고는;


그렇게 받은 것을 지금 다시 우리 아이에게 환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하는 건 나도 다 해 본 것이니 그게 그렇게 대단해 보일 리 없다. 엄마가 해보니, 6학년 때까지만 피아노 배우면 계이름 다 알고 악보도 보고 그 정도면 됐다. 미술학원은 데생, 수채화를 배워야지~ 만들기 쓸데없다. 바이올린 그거 지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더라. 수학은 학습지가 최곤데 그걸 왜 끊어! 벌써 이러면 어떡하니, 앞으로 공부할게 구만리인데 어휴~ 이런 식으로 내 경험을 토대로 의도치 않게 아이의 기를 죽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그만 똑똑하자. 못 난 척 좀 해야 할 것 같다. 그저 잘한다고, 엄마는 이런 거 못하는데 어떻게 했냐고... 그러면 '우리 엄마는 내가 최고랬어. 나는 이거 잘해!' 이런 밑천 없는 마법의 자신감이 생길지로 모를 일이다. 단지 엄빠가 나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있다는 그 믿음만으로도 아이는 신나게 자라날 것이다. 


헉! 어쩌면 우리 엄마도 다 아는데 이런 거 해본 적도 없다며 연막 친 건 아닐까? 그런 줄 모르고, 나 잘난 맛에 신나서 엄마 손바닥에서 자란 건 아닐까?(소름) 엄마에게 전화해봐야겠다. 그럼 또 내가 잘하고 있든 못 하고 있든, 우리 딸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듯 쓰다듬어주시겠지. 그 맛에 엄마한테 전화한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 맛을 보여주고 싶다 :)

매거진의 이전글 PC방 가는 아이에게 이 말만은 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