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는 안 하더라고요...
어릴 적 너무나 멋져 보이고, 부러웠던 걸/보이스카우트, 아람단, RCY 등의 청소년 단체들... 그땐 경제적인 부담이 지레 걱정되어 엄마한테 하고 싶다는 말도 못 했는데,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 내 아이에게 해주고 싶어서 찾아보는데... 이게 어디로 갔나?! 고학년인 아이에게 다시없을 초등학교 추억 좀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청소년 단체들이 사라졌다.
정확한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코로나 이후 단체가 완전히 위축된 것 같았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코로나 전에 이미 연계를 끊었더랬다. 기사를 더 찾아보니, 사고가 날 경우 책임의 부재, 선생님들의 추가 업무 부담 등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있었나 보다. 어쨌든 우리 아이 학교에는 연계된 청소년 단체가 없다는 것...
원래 나의 계획은, 아이가 5학년이 되면 컵스카우트 같은 단체에 가입하여 친구들과 추억도 많이 남기고 신나게 놀게 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6학년이 되면, 단체 활동을 접고 공부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완전 계획 실패다. 그래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학교 게시판에서 '구내 합창단 모집 요강'을 들고 왔다. 오디션도 보고, 면접도 보고 절차만 봐도 거창하다. 그러나 내 로망이던 단복♥을 입더라.
마침 코로나 끝난 직후라 그런지, 경쟁률이 높지 않아 어렵지 않게 합격(?)했고, 지금은 토요일마다 다른 학교 동생들/동기들/선배들을 만나 3시간씩 노래 연습을 한다. 그리도 곧 있을 연말에는 공연도 한단다. 공부의 압력이 더 가해지기 전에 새롭고 즐거운 활동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예쁜 노래도 많이 배우고 멋진 단복도 입고, 합창이다 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함께 소리를 만드는 협동도 배우니 나름 만족스러운 사회활동이 아닐 수 없다. 또 구청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별도 가입비도 없고, 단복도 주고, 간식도 준다.
좋기만 한 건 아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은 다른 일정은 생각할 수 없고, 결석과 지각 정책이 까다로운데 어기면 벌칙도 있다. 또 최근에 공연이 다가올수록 지휘자 선생님이 예민&엄해지셔서 아이가 탈퇴를 생각해보기도 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합창단원으로서 공연 한 번 해보겠다고 기특하게 버티고 있다.
학교에서 연계하지 않는 청소년 단체를 개인이 별도로 가입해도 되지만, 학교에 때때로 얘기하고 빠져나와야 할 때도 있고, 그때마다 픽업 문제에, 비용 문제, 무엇보다 기사에서도 여러 번 거론된 안전 문제도 약간은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 개인 가입은 깔끔하게 처음부터 단념했었다.
대신 구 또는 시에서 모집하는 청소년 단체들을 눈여겨보고 아이랑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저학년일 때 어른 리드로 선택하지 말고,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또는 하고 싶은지를 아는 고학년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 아이 주도적으로 가입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