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칭찬러가 썼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명언이 있다. 하물며 아이들은... 늘 칭찬에 목마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모든 삶이 칭찬의 연속이다. 심지어 갓난아기는 트림을 해도 칭찬을 받는다. 눈을 맞추고, 꼿꼿이 앉고, 뒤집고, 한걸음 내딛고, 뛰고, 잡고, 말하고, 노래하고... 이 모든 기본 활동에 칭찬이 쏟아진다. 아이는 그렇게 칭찬 속에서 자란다.
가시적인 성장이 끝나면서, 칭찬도 줄어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서 그런지 좀처럼 엄빠는 칭찬을 해주지 않는다. 상을 타 오거나, 방을 치우거나, 뭘 좀 잘해야 칭찬을 해준다. 좀 과장해서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칭찬해주지 않는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언어가 발달함에 따라 아이 말의 앞뒤가 맞으니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오해함으로써, 아이가 다 컸다고 착각하여 어른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때가 늘어난다. 순간순간 애는 애구나 싶어서, '혼내기보다 칭찬을 많이 해줘야지'라고 막상 마음을 먹어도 칭찬이 쉽지 않다(가까운 예시 : 우리 남편) 칭찬을 많이(잘) 하려면, 일단 칭찬에 대한 역치가 낮아야 할뿐더러, 칭찬할 거리가 눈에 보여야 한다. 다행히 내가 그런 축복을 받은 엄마다.
칭찬의 시작은 변화 캐치다. 약간의 변화를 발견한다면, 그걸 인지하고 칭찬, 위로, 동감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하는 흔한 칭찬, 위로, 동감의 대사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상황 1. 고기 좋아하는 둘째가 쪼매난 야채 하나 집어먹는 장면을 포착
"이야~ 야채도 먹고, 골고루 먹네" (아이 : 나 원래 야채 잘 먹거든!?)
상황 2. 30분 동안 몸을 비비 틀며 산수 익힘책 한쪽(4문제 분량) 숙제를 마침
"30분이 걸리든 1시간이 걸리든, 스스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아주 잘한 거야!"
상황 3. 웬일로 아침에 등교 준비가 빠른 날
"어제저녁에 가방을 다 싸고 잔 거야? 무슨 마법이야. 너무 빨라서 엄마가 못 쫓아가겠는데. 너무 좋다. 아침에 여유도 있고~"
상황 4. 아침에 아프다고 징징 등교한 아이랑 퇴근하고 만남
"아침에 아프다더니 계속 아프지는 않았어? 그런데도 하루 일과를 다 마친 거야? 엄청 힘들었겠다. 고생했네"
상황 5. 미술시간에 그려온 정체 모를 그림을 설명 듣고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어? 너무 신기한 그림이다. 창의성이 너무 뛰어난 거 아니야? 천재네 천재야."
상황 6. 내가 찾는 어떤 물건을, 어디서 찾아온 아이에게
"대박! 어디서 찾았어. 눈썰미 좋다."
상황 7. 손 비누 바뀐 걸 알아채고, 엄마 거품비누 새 거야?
"오 넌 참 눈썰미 좋다."
상황 8. 된장에 뭐 넣었어? 맛이 이상해.
"된장이 바뀌긴 했는데.. 너는 미각이 되게 발달했나 봐. 그걸 어떻게 알았어."
처음에는 난데없는 칭찬(?)에, 아이는 아무 반응도 없이 엄마가 왜 저러나... 눈만 꿈뻑이겠지만, 그 칭찬 소리가 좋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니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칭찬 샤워를 시작해보자.
당장 뭘 하지... 싶다면,
오늘 집에 들어오는 아이가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두고 들어오는지(날리지 않으면 다행?)
집에 와서 '다녀왔습니다' 인사를 크게 하는지
밥을 복스럽게 잘 먹는지, 쩝쩝 소리 내지 않고 먹는지, 골고루 먹는지
아무 잔소리도 안 했는데, 숙제하러 자리에 앉는지
씻을 때 옷을 제자리에 갖다 두는지
자세히 살폈다가 뭐라도 듣기 좋은 한마디를 건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