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측만증을 예방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방문 틀에서 손과 발을 양 옆으로 뻗어서 올라가는 일은, 비단 우리 집에서만 발생하는 풍경은 아닐 것이다. 조금만 팔이 더 길어도, 다리가 더 길어도 못하는 건데 어떻게 그게 그렇게 딱 맞는지... -_-
위험하다고 말려봤지 입만 아프고, 나는 오히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문에 철봉을 설치하라고 권하고 싶다. 피스를 박지 않아도, 봉을 문틀에 끼고 밖으로 밀어내는 압력을 조여내어 고정하는 형태인데, 처음엔 떨어질까 봐 걱정이 됐는데 내가 매일 실험 삼아 몇 번을 매달려도 끄떡없었다.
이렇게 철봉을 설치하면, 아이는 문을 타고 올라가 철봉에 매달리게 되고, 그다음으로는 철봉에서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이게 된다. 처음에는 걱정될 만큼 아이가 철봉에서 살았다. 한 손으로 매달리기, 매달린 채로 한 손 씩 뒤돌기, 옆으로 이동하기, 손 그립 바꾸기 등등 날로 날렵 해지는 아이 몸놀림을 보니 평행봉을 놔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 문틀 철봉 하나로 온 가족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거들떠도 보지 않던 첫째도 한번씩 매달리고, 나도 한 번씩 매들리고, 남편도 매달려본다.(턱걸이는 어림 없음ㅋㅋ) 온 가족이 왔다갔다 철봉에 한 번은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욕심이 나서, 턱걸이 도우미 밴드를 샀다. 그 밴드를 철봉에 끼워 발이나 무릎을 걸고 매달리면 턱걸이도 넘 볼 수 있다. 우리 둘 째는 그네처럼 사용해서 문제지만...
그렇게 집에서 철봉을 해대던 아이는 학교에 가서 펄펄 날았다. 학교에 철봉과 구름사다리를 섭렵하고, 아파트 단지 내 올라가는 용도의 밧줄도 손으로 잡고 다리로 밧줄을 꼬아 잡고 올라가더라. 이야...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엄마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아이가 자세가 너무 좋지 않아서 척추 측만이 걱정 돼서 요가를 보내고 있다고... 그것도 플라잉 요가를... 우리 아이는 앉은 자세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철봉을 너무 신나게 해서 그런지 기립근이 짱짱한 것이, 척추 측만은 전혀 걱정이 없어 보인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철봉을 하트하트한 눈으로 보게 되었다.
이제는 첫째에게 철봉에 한 번씩 매달리라는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하루 20초라도 좋으니 버티기 하자고... 우리 첫째는 앉아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꼭 철봉을 해야겠더라. 찾아보니, 그냥 손으로 꽉 잡아서 팔로만 대롱대롱 매달리지 않고, 어깨나 등과 배도 힘을 주고 매달려야 한다고 나와있긴 하지만 그럴필요 있나... 20초가 1분되면 자연히 몸을 쓰게 될 것이니, 그건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겨울철, 집에 뭐라도 아이를 위한 놀이기구(?)를 고민하고 있다면, 또는 내가 간단히 할 운동기구를 고민한다면 '철봉'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