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아닙니다.
0으로 끝나는 나이는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다. 돌, 10살, 20살, 30살...(그 다음은 별로 축하받고 싶지 않지만...) 10살은 대부분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10대의 진입에 의미를 실어 특별하게 축하해 주는 것도 좋겠다.
만 9살이 되면, 공식적으로 청소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어른의 주민등록증처럼 사진이 들어간 플라스틱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주민센터에서 양식을 받아 3X4 사진과 같이 내면, 발급된다.
이 신분증은 아이가 청소년임을 증명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문화시설이나 체육시설 이용 시 청소년임을 증명하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이 신분은 보통 주민등록등본으로 모두 해결이 되기 때문에, 학생증이 없어도 사는데 큰 지장은 없다. 그렇지만 사회 구성원(뉴스에 10대로 등장하는 그 집단의 1인)이 되었다는 느낌과 10대가 되었다는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는 꽤 괜찮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라서 갖고 있는 아이들도 적다. 학생증이 레어템인 진짜 이유는, 주민센터에 방문해서만 신청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상한 것과 달리, 따끈따끈한 청소년증을 아이한테 딱 내밀었을 때 아이의 반응이 시큰둥 해도 실망하지 말자. 그 대신 이렇게 말은 해주자. '이거 방문해서 신청하고 받아야 하는 거라서, 다른 집은 거의 안 해. 엄마가 특별히 우리 OO 생각해서 만들어온 거야' 그런 말이라도 해야 티는 내지 않더라도 아이가 속으로 '그런 건가?'라고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다.
참고로, 청소년증을 신청할 때 버스카드를 연계하는 옵션이 있는데, 나는 버스카드는 신청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증에 주민번호가 노출돼서, 버스카드로 빈번하게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전도 T머니가 아니라서 약간 불편하다. 추가로, 나는 청소년증 주민번호 뒷자리에 스티커를 붙여서 가려놓았다.
마냥 어려 보이는 내 아가가 3학년이 되면서 10대가 되었다. 너무 급작스러운 10대 진입이었지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느 땐 영락없는 10대 같기도 하다. 많은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청소년이 되었음을 축하하며 비장(?)의 아이템 청소년증을 선물로 준비해보자.
10살 생일(만 9세) 때부터 신청이 가능하므로, 미리 준비했다가 11살이 될 때 주거나, 딱 생일날에 증명사진을 찍고 신청서를 같이 작성해도 좋겠다. 어쨌든 타이밍을 의미 있게 조정하여, 아이에게 기억에 남는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