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인데, 어디 가지?
아이들 어릴 때, 아무튼 집 밖으로 나가야 하니까 찾았던 안전체험관...
지진, 태풍, 화재 상황을 체험하고, 주변에 안전 장비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학기 중에 아이가 숙제하느라 견학장소를 찾아보다가, 안전체험관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했다.
5학년이 무슨,,, 꼬마들이나 올 텐데? 했더니, 그래도 친구들이랑 같이 가보고 싶다고 고집부려 예약을 하러 들어갔더니, 무려 2달 후에나 예약이 가능했다(미리미리 예약 필수!)
게다가 체험에는 반드시 어른이 1명 이상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애들만 덩그러니 내려주고 출근하려고 했는데, 이런!
2달 후 친구들 시간이 다 안 맞을 수도 있고, 변수가 얼마나 많은데 설마 가겠어? 싶어 일단 예약을 했다.
두 달이 순식간에 흘러, 체험날이 왔다. 내 예상을 깨고 아이들이 학원도 제끼고 안전체험관을 가겠다고 열성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보호자이자 참여자로 따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왠 걸~! 아이들 어릴 때 왔을 때는 소화기 체험이랑 흔들리는 지진 체험, 바람 부는 태풍 체험하면서 키득거렸던 기억뿐인데 아이들이 크니 학교에서 배운 안전 교육과 시너지가 나면서 아주 유익했다.
특히, 노래방 화재 시뮬레이션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 가능하면 아이들이 꼭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하 노래방에 갔을 때 확인해야 하는 것,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안전 물건들(벽에 붙어 있는 빨간 휴대용 전등의 쓰임을 이제 알게 된 1인) 왜 사람들이 연기 때문에 빠져나올 수 없는지 등을 현직 소방관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 밖에도 지하철 화재나 사고를 대비하여, 전철을 타면 한번쯤 칸 번호를 확인하기, 기관사님께 무전기로 상황 전달하기, 지하철이 멈춘 후 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도 매우 유익했다. 화재 시 완강기 사용 방법은 나도 처음 배웠는데 앞으로 사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완강기 사용법은 애들이 아니라 어른이 배워야 하는 것이라 그런지 어른을 꼭 동반시키는 건가?
결론은, 안전체험관은 아이들이 고학년일 때 꼭 한 번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어릴 때 많이 가는데, 뭐 좀 알고 실제 사고를 겪을 수 있는 고학년에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생각 없이 따라갔다가, 최근 사건/사고들이 떠오르며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 혼자 많은 곳을 다닐 텐데, 낯선 곳에 갔을 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여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 소화기는 어디 있는지, 문이 밖에서 잠기는 곳인지 등을 힐끗이라도 확인하면 좋겠다. 이런 잔소리는 평소에 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닌지라, 안전체험관을 견학하고 돌아오는 길에 덧붙여 나의 바람을 아이들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