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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토끼 Jan 02. 2023

초등 입학 앞두고 휴직 고민

휴직 말고 단축근무 가능한지 알아보아요

 내게는 이미 5년이 지난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많은 엄마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휴직을 고민할 것 같다. 나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휴직을 하고 싶다고 몇 년 전부터 주변에 말을 해놨었는데, 부서장이 딱 바뀌는 때라서 휴직을 하려니 여러 가지로 좀 머리가 아플 때였다.


그때 우연히 유연근무제라는 제도를 알게 되어, 일 2시간씩(9-4) 단축 근무로 합의했었다. 주변에 미리 말해 놓아서, 부서장님이 먼저 내 사정을 알고 계셨던 것이 내 경우엔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내 아이와 같은 나이를 가진 동료가 없어서 눈치 볼 것이 없었던 것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단축 근무 돌아보니, 이런 점이 좋았다.

1. 하교 시간에 아이 픽업하러 가면 다른 엄마들을 만나면서, 친구 엄마들을 알아갈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연으로 숙제나 준비물이 급하게 필요할 때, 찬스를 쓸 수 있었다.


2.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가 하교할 때 엄마가 있기 때문에, 즉 학교 끝나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어서 좋아했던 것 같다.


3. 해가 있을 때 퇴근하다 보니, 주변에 학원도 직접 찾아가 보고 단축근무가 끝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4. 저녁이 여유로웠다. 퇴근해서 정신없이 밥 먹고 치우고 숙제하려고 앉으면 9시인데, 그 시간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어 편안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주의 : 우리 집은 회사에서 가까워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회사가 멀다면 통근시간 때문에 단축시간을 더 늘려야할 수 있다.


 초등학생 1학년에게 엄마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니 단기라도 휴직을 하면 좋겠지만, 할 수 없다면 단축근무가 가능한지 알아보자. 나는 오히려 휴직보다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단축근무가 좋았다. 아무튼 일은 계속하는 거니까, 나중에 돌아갈 때의 부담은 확실히 적다.


단축근무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초등학교 입학이라고 양해를 구하고 3월은 반차를 막 갈긴다! 입학(오전반차), 총회(연차), 엄마들 점심 모임이 있다면, 가급적 참여하는 걸 추천한다(숙제를 물어볼 사람을 여기서 사귀어야 한다;;) 내 경우에는 반에 워킹맘이 많아서, 저녁에 모임을 했었는데 그 1학년 엄마들이 아직까지도 모인다. 워킹맘이 동네 소식도 듣고, 아이들 소식도 듣기에는 엄마들 모임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는 유치원과 달라서, 종일반도 없고 맞벌이를 배려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유치원까지는 우리나라가 그래도 맞벌이가 살게는 만들어놨구나,,라고 생각하며 회사를 다녔는데, 초등학교에 가보니 이래서 어떻게 엄마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쨋든 아이는 6시까지 나와 같은 싸이클로 일과를 맞춰야하므로 본의 아니게 예체능 수업 플렉스를 하게 되었다.


1. 학교 돌봄 교실(5시까지, 보통 4시에 애들이 다 감) : 돌봄은 입실 경쟁이 치열하다. 미비되는 서류 없이 잘 챙겨서 기한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제출하는 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접수 마감 시간이 넘어가면 형평성 논란이라며 1도 봐주지 않는다(당연한 것이지만, 주변에 안타까운 엄마들을 많이 봤다 ㅜㅜ) 돌봄이 제일 좋은 건, 간식을 준다는 사실! 편의점을 알기 전까지는 점심 먹고 저녁 먹을 때까지 뭘 먹기가 어려운데 돌봄에서는 간식을 먹으니 마음이 조금 위안이 된다.


학교 돌봄 교실이 안되면, 동네에 주민센터에 돌봄 서비스가 있는지 물어보면 좋겠다. 요즘엔 지역마다 뭐 하나씩 다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지역아동센터에 맡기는 엄마들도 종종 보았다.


2. 방과 후 수업(저학년은 3시 반정도면 다 끝남) : 아이가 원하는 건 다 넣는다. 토요일까지 주 6일 내내 방과 후 수업을 들어갔을 정도니... 이것도 저학년 때는 경쟁이 박터진다. 온라인으로 선착순 접수라면 절대 밀리면 안된다, 필승!!

관련 글 : 방과 후 수업, 추천 강좌!


3. 학교 도서관(4시까지), 동네 도서관(6시까지) : 잠깐 있을 곳으로 좋다. 스케줄 하나 펑크 나면 도서관에서 머무를 수도 있다.


4. 학원(셔틀포함 2시간) : 피아노, 태권도는 주 5일 내내 다니므로 국민 보육원이다. 아이 성향에 따라 활용하면 좋겠다. 우리 학교 주변엔 학원이 적은데, 수학/영어를 주 3회/2회로 구성하여 셔틀 태워 보내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미술학원도 아이가 좋아하면서도 시간을 많이 먹는 곳이다 :)


이러면 거의 퇴근시간이다... 할머니나 이모님이 계시면 좋지만, 한 시간 정도가 더 필요하면,

5. 주변 공부방, 기타

- 엄마들 중에 개별적으로 공부방을 차려서 하는 데가 있다. 숙제를 봐준다면 최고!

- 웅진 같은 학습지를 하는데도 있는데, 매일 하지 않는다;

- 한우리도 팀을 짜면 선생님 댁으로 가서 하기도 한다.

여유가 되면, 수영장도 좋다. 다 씻겨서 오기 때문에 돈은 비싸지만,,, 엄마 삶(?)이 편해진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1학년 1학기를 보내보자. 여름방학이라는 작은 언덕도 있긴 하지만, 1번 돌봄에서 점심까지 커버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복직을 보장할 수 없는 휴직이나 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은 꼭 계속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우스개 소리로, 월급을 통째로 사교육비에 다 주더라도 일을 계속하는 게 낫다고 하는데, 지내보니까 우스개 소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니 엄마가 일을 하는 모습을 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당연히 자기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간 내 속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야 내가 그렇게 일을 놓지 않고 유지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키우며 마음 고생하는 회사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일을 계속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좋은 날이 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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