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토끼 Feb 02. 2023

아이들이 피싱 문자를 받았어요.

피싱(Phishing), 스미싱(Smishing) 피하기!

아이들이 피싱(Phishing) 문자를 받았어요.

어느 날 아이들의 대화다.

"언니, 이거 알아? 이거 써서 내면 바나나 우유 준데!"

"뭔데 뭔데? 그런 거 해도 돼? 엄마한테 물어보고 해"


그리하여 알아보니,,,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편의점 바나나 우유 쿠폰을 주는 것이었다.


누구나 공짜를 좋아하지만, 어릴 땐 더 혹하게 되는 공짜의 유혹.

나 어릴 적에도 우리 아빠도 이런 얘기를 했었던 것이 기억난다.

'누가 과자 사준다고 해도, 절~대 쫓아가면 안 돼! 다시는 엄마랑 아빠랑 못 만날 수 있어'


그건 벌써 1980 레퍼토리고, 2020에 나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잘 모르는 링크는 절대 클릭하면 안 돼! 너의 정보를 누군가 알게 되면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어서 큰일 나'

그 큰일이, '엄마랑 아빠를 다시 못 만날 수 있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어떻게 설명하나...


바나나우유 하나에 내 이름과 나이와 연락처를 고스란히 팔아버리는 순수한 우리 어린이들을 어찌할고...


휴대폰을 해주면서, 모르는 전화는 받지 않기! 모르는 문자는 보지도 않기!라고 교육했는데,

친구가 전달해 준 '모르는 링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뾰족한 수가 없다. 아이에게 오는 모든 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우리 첫째가 한 것처럼 '엄마한테 물어보기 전략'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 단톡방에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을 달면서 친구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사이트가 유행했었다. 가입해서 내 트리를 만들고, 친구에게 링크를 주면, 친구도 가입해서 내 트리에 메시지를 적어 장식을 다는 것인데, 크리스마스 당일에 친구가 보낸 메시지가 오픈되는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카톡 계정으로 가입하는 것이라 많은 정보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튼 '가입'을 유도하는 서비스라서 꺼림칙했으나 이용약관을 같이 보면서 해도 되겠다고 의견을 줬었다. 그 기억이 남아서 그런지, 첫째는 무엇을 하든지 엄마한테 확인해 보게 되었다. 가끔은 답답하게까지 느껴졌던 아이의 조심성이었는데, 그런 아이의 성향에 급 감사하게 되었다. 그런 언니를 둔 둘째가 또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나이 지긋한 우리 엄마, 아빠도 깜빡 속는 문자가 수두룩인데,

바나나 우유 외에도 얼마나 많은 유혹이 아이들 핸드폰 속에 도사리고 있을까...

생각하면 끝도 없이 걱정이 된다.


휘황찬란(?) 디지털 세상이라도, 결국은 '부모와 아이의 소통과 신뢰'라는 진부하지만 진리인 아날로그 방식으로 대응하는 수 밖에...

아이에게는 '엄마는 못하게 하겠지?'가 아니라 '엄마가 확인해 주면 안전해'라는,

부모에게는 '이상한 것이 있으면 내게 물어보겠지'라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할 일이다.


'그런 거 하지 마, 얼마야? 엄마가 사줄게'로 일축하지 말고,

그 문자가 왜 피싱(Phishing)인지를 알려주고, 다음에 또 다른 공짜 유혹이 왔을 때 뿌리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예를 들면,

- 문자의 링크에 접속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 이름과 나이, 휴대폰 번호, 주소가 왜 중요한지

- 서비스 가입을 할 때 어떤 것을 체크해야 하는지


아이가 잘 모르겠다고 한다면, 그래서 엄마한테 물어봐야한다고 당위성을 인지시켜주자.

그래서 아이가 링크를 전달해주기 시작한다면, 절대 '하지마'로 일축하지 말고(다신 전달 안할지도;;)

힘들겠지만 무슨 사이트인지 알아보고 해도 될지, 안 하는게 좋을지 아이와 같이 결정하자.

종국에는 아이가 혼자 판단할 수 있게까지,,, 이것이 최종 목표다.


험난한(?) 인터넷 바다에서 피싱에 낚이지 않고 영리하게 헤엄칠 수 있도록 똑똑한 물고기로 잘 키워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집 처치 곤란이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