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들은 소리에 대한 추억

소리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자유롭게 적으세요

by 이시은

"나는 어릴 때 잠자리에 들면 부모님이 나에 대해 험담하는 이야기가 거실에서 항상 들렸어. 그래서 지금 나는 방에 내 딸을 재우고 난 뒤 아내와 거실에서 그날 한 모든 좋은 일들과 우리가 딸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문을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어."


최근 SNS에서 봤던 글. 너무 인상 깊어서 캡처까지 해 놓았다. 돌이켜 보면 나도 어릴 적, 잠들기 전에 엄마와 아빠가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든 듣고 싶어서 애썼던 기억이 난다. 어럼풋이 내 이름을 말하는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궁금해 몰래 거실에 나가도, 큰 소득 없이 다시 방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래도 몇가지 기억에 남는 건 성적보다 인성과 됨됨이가 중요한 게 아니겠냐는 가치관에 대한 대화와, 오늘 시은이가 짜증 낸 것은 우리가 미워서가 아니라 사춘기라 그런 거라고 서로를 위로해 주던 말들. 아마 나도 그런 순간들이 쌓여서 어른이 되었던 게 아닐까.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인 몰래 들은 소리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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